장신썬(張흠森·사진) 주한 중국대사는 17일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를 보면 누구의 소행인지 확실한 증거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 대사는 이날 국회를 방문해 민주당 정세균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확실한 증거가 나오기 전에는 억측을 자제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 대사는 또 “20일 (민군 조사단이) 조사결과를 발표한다고 하는데 이것이 확실한 결과인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 김유정 의원과 최문순 의원은 이날 장 대사가 정 대표를 30여 분 동안 비공개 면담한 대화록의 일부를 각각 공개했다. 이날 장 대사의 발언은 20일 민군 합동조사단의 최종 발표가 나오더라도 중국 정부의 협조를 얻기가 쉽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
장 대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근 방중 때 천안함에 대한 북측의 입장을 전달받았느냐’는 정 대표의 질문에 “김 위원장으로부터 직접 전달받지는 않았지만 무관하다는 입장을 전달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고 김 의원 등은 전했다.
장 대사는 또 “한국 정부가 과학적 객관적으로 조사한다고 했고 중국은 이를 지지한다”면서도 “조사과정 중에 주관적 예단이나 예측은 없어야 한다는 것을 뜻하며 과학적 객관적 조사라는 것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결과를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장 대사는 이날 “문제를 냉각시키고” 혹은 “6자회담 재개에 방해된다”는 등의 발언도 했다. 중국의 관심사가 사실관계 정립 후 책임소재 추궁보다는 안정적 관리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더 큰 긴장을 고조할 수 있고 이는 한국의 이익에도 반하는 것”이라는 말도 남겼다.
동아일보는 민주당이 공개한 장 대사 발언 내용의 정확성 및 의미를 확인하기 위해 주한 중국대사관 공보관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양형섭 부위원장은 17일 평양에서 열린 광주인민봉기(5·18민주화운동) 30돌 기념 보고회에서 “괴뢰군 함선 침몰사건을 우리(북)와 억지로 연결시키면서 정세를 대결의 최극단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남조선 괴뢰패당의 대결과 전쟁책동을 결코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북한 방송들이 전했다. 북한 고위직 인물이 직접 천안함 사건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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