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함수 인양…‘쉽지 않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1일 10시 40분


높은 파도와 강한 바람 등이 가장 큰 걸림돌

백령도에서 1.5km 떨어진 해심 25m 해역에 가라앉아 있는 함수를 인양하는 작업은 왜 어려울까.

우선 백령도 앞바다의 높은 너울성 파도와 강한 바람이 인양작업에 번번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4일부터 함수 인양에 돌입한 민간 인양업체는 기상 악화로 벌써 4차례나 소형 크레인선과 작업 바지선을 침몰 해역에서 철수시키고 대청도로 피항했다.

18일에는 함수에 연결됐던 3번째 체인이 높은 파고에 장력을 견디지 못하고 끊어져 현재 다시 작업 중이다.

오른쪽으로 90도 쓰러져 있는 함수를 똑바로 세우는 작업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수중에서 함체를 바로 잡기 위해선 한쪽 방향의 체인을 서서히 풀어주면서 반대쪽 체인을 당겨줘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90mm의 육중한 체인에 함체가 찢어질 수 있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또 함수 앞부분보다 절단면 쪽의 무게가 더 무거워 함체 뒤쪽에 연결될 3,4번째 체인이 인양 도중 끊어질 우려도 있다.

바로 세우고 나서도 문제는 있다. 함미가 잘려나간 상태에서 함체의 무게 중심이 상부에 있기 때문에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함체가 뒤집힐 수 있다. 함체가 해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배수가 되는 과정에서 그럴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는 것이다.

군은 함수를 들어 올리면서 함체 내에 가득 찬 바닷물과 개펄을 퍼내는 과정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함수의 구조가 함미보다 복잡한 데다 격실 수가 많아 구석구석 통로를 개척해 배수펌프를 투입하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군은 함수를 채우고 있는 해수 1300t 중 600여t은 배수가 가능하지만 880t은 퍼내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함미의 배수 불가량은 330t이었다.

함체 안에 바닷물이 많으면 인양 도중 해수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함체가 기우는 '쏠림현상'도 발생할 수 있어 군은 격실 내의 해수를 최대한 빼낼 방법을 찾고 있다.

함수를 바닷물 밖으로 끌어 올리는데 성공하더라도 탑재바지선 거치대에 함체를 안전하게 내려놓는 작업이 남아 있다.

지난번 함미를 탑재할 당시에도 순간적인 파도로 거치대 10여개가 파손됐던 만큼 정밀함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군과 인양업체는 여기에 역학 문제까지 계산하며 함수를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인양할 수 있는지를 놓고 계속 고심하고 있다.

인양업체는 21일 오전 함수에 3번째 체인을 연결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오후부터 바람이 초속 9~13미터로 강하게 불고 파고도 2.5m까지 예상돼 다시 한번 작업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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