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둑길 위엔 바닷내음, 꽃길 거닐면 낭만 가득

인천의 ‘걷기 명소’는?

《봄을 맞아 걷기 열풍이 불고 있다. 제주도 ‘올레길’에 이어 강원도 ‘바우길’, 지리산 ‘둘레길’ 등이 새로운 걷기 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인천에도 이들 코스만큼이나 걷는 기쁨을 주는 곳이 많다. 봄의 정취와 인천만의 특색을 느낄 수 있는 길을 찾아가 보자.》

인천대공원∼해양생태공원
장수천 따라 옛 염전까지
소래포구 들렀다 올수도

6일 시민들이 인천 남동구 장수동 인천대공원에서 인천시청소년수련관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걷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 소금바람이 느껴지는 염전길

인천대공원에서 수도권해양생태공원으로 이어지는 걷기 코스는 주위의 풍광을 감상하며 쉬엄쉬엄 걸을 수 있는 코스다. 소금창고와 최근에 만든 풍차를 바라보며 걷는 길은 색다른 기분을 선사한다. 인천대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남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도심에서 밟아보기 힘든 흙길이 나온다. 조금 걷다 보면 장수천을 만나는데 개천을 따라 걷는 맛이 색다르다. 장수천을 왼쪽에 끼고 걷다 보면 건너편의 인천시청소년수련관을 만난다. 진흥 현대 금호아파트를 따라 둔덕 숲길이 조성돼 있다. 곳곳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쉬면서 장수천을 내려다볼 수도 있다.

조금 더 걸으면 금정승마장이 나온다. 승마장 앞 고속도로 밑을 지나 ‘남동농협저온저장고’가 보이는 곳에서 철재 다리를 건너야 한다. 이곳에서 약 700m 더 가면 다시 고속도로 밑이다. 이곳을 지나면 만수하수종말처리장이 나오고 조금 더 걷다 보면 수도권해양생태공원에 다다른다. 이 공원은 원래 소금밭이었다. 1934년부터 소금을 생산했으나 1996년에 폐염전이 됐다. 이곳의 일부를 염전학습장, 전시관 등으로 복원해 해양생태공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산책길은 둑길의 형태를 띠고 있는데 가을에는 코스모스 길로 유명하다.

소금창고를 개조한 ‘소래 옛 모습 사진전시관’도 있다. 염전학습장에서 5월부터 유치원생, 초등생을 대상으로 소금 생산과정을 보여준다. 염전에서 바닷물을 퍼올리는 물레방아 모양의 수차에 올라 직접 밟아볼 기회도 있다. 소염교를 지나 풍림아파트 쪽으로 길을 건너면 소래포구에 다다른다. 생새우와 육젓, 추젓 등 온갖 젓갈류를 싼값에 살 수 있고, 싱싱한 회도 맛볼 수 있다.

송도 공원 3곳 연결 ‘아라길’
봄꽃 수십만 그루 장관
지면 평탄… 2시간 코스

○ 3색 테마가 있는 트레킹 코스

송도국제도시의 3개의 공원을 연결한 트레킹 코스인 ‘아라길’도 가볼 만한 걷기 코스다. 바다의 옛말인 ‘아라’의 명칭을 딴 송도국제도시 아라길은 멋진 수로가 있는 센트럴파크, 다양한 조형물을 볼 수 있는 해돋이공원, 한국 전통가옥의 멋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미추홀공원을 축으로 약 8km 구간에서 펼쳐진다. 2시간가량 쉬엄쉬엄 걸으면서 각기 색다른 공원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이들 공원에는 수십만 그루의 다양한 봄꽃이 심어져 있어 이른바 ‘꽃놀이 트레킹’을 할 수 있다. 센트럴파크에는 사계절 패랭이, 꽃잔디, 붓꽃, 양지꽃 등 다양한 종류의 봄꽃과 함께 개나리, 수수꽃다리, 철쭉 등 키 작은 나무들이 산책로를 따라 심어져 꽃이 활짝 피면 여의도 윤중로를 걷는 듯한 느낌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3월부터 중앙수로를 따라 12인승 수상택시(가칭 커낼크루즈)가 운항해 트레킹의 색다른 묘미를 더해준다.

해돋이공원에는 트레킹 코스를 따라 느티나무와 소나무, 진달래가 심어져 있다. 미추홀공원은 전통 누각과 어울리는 영산홍, 자산홍, 산철쭉이 심어져 봄날 트레킹에 운치를 더한다. 바다를 메워 만든 매립지역이라 구간 전체가 평탄하게 구성돼 트레킹 초보자라도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다. 센트럴파크 관계자는 “다양한 테마공원과 봄꽃이 잘 어우러진 아라길 트레킹 코스는 많은 시민에게 걷는 기쁨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