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의 푸른꿈 되찾아줍니다”

  • 동아일보

학교 부적응 학생 집중교육 ‘충무학교’ 충남 아산에 문열어

‘게임과 유흥에 빠진 나머지 도벽이 생겨 학교생활이 어려운 A 군, 상습적으로 흡연을 하며 학우들의 돈을 뺏어온 B 군, 감정관리가 안 돼 교우 관계가 파행을 빚은 C 군….’

이들처럼 각종 부적응으로 자퇴했거나 퇴학당한 학생들과 학업 중단 위기에 있는 학생들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충남 Wee스쿨(충무학교)’이 4일 충남 아산에서 전국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이 학교는 별도로 격리해 집중 교육하는 교육 당국 차원의 첫 대안교육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성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국내 최초로 충남 아산에서 입교식

이날 오전 충남 아산시 염치읍 현충사 주변 충무교육원에서 입교식을 가진 충무학교는 교육과학기술부와 충남도, 충남도교육청이 각각 30억 원씩 모두 90억 원을 들여 설립했다. 5000m²(약 1515평)에 생활관, 교육관, 강당, 급식실 등 각종 시설을 갖추고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수업을 시작했다.

입교생은 남자 중학생 40명으로 6개월간 교육한 뒤 본래 학교로 다시 돌려보낼 계획이다. 퇴학을 당했거나 자퇴했던 학생들은 일단 복교시킨 뒤 충무학교에서 공부하도록 했다. 교육당국은 충무학교의 교육기간(6개월)을 공식적으로 인정해 준다. 충무학교는 앞으로도 6개월 단위로 학생들을 교육하기로 하고 9월에는 여중학생 40명을 모집해 교육할 예정이다.

○ 무학년제 운영, 상담·진로 교육 병행

이 학교는 무학년제로 공통교과 6과목(국어 수학 과학 도덕 사회 기술가정)과 대안교과 6강(음악치료 미술치료 원예치료 뇌교육인성 생활체육 원어민생활영어) 등을 교육한다. 교재는 이들을 위해 특별히 새로 개발했다. 학교 관계자는 “기존의 교과에서 학습요소를 추출한 뒤 재구성했다”며 “수업에 어려움을 겪었던 학생들인 만큼 텍스트 위주의 기존 교육방식 대신 멀티미디어와 교육 보조 자료 등을 활용해 오감(五感) 교육을 실시한다”고 말했다.

교사는 모두 16명으로 교과 전담 교사와 상담과 진로 등을 맡을 전문 상담 교사들이 배치됐다. 청소년지도사, 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 대안교육전문가 등이 교사로 참여해 상담과 진로 교육 등을 실시한다.

하루 일과는 오전 4시간 교과수업, 오후 4시간 음악치료 등 대안교육 및 동아리(특기적성) 활동으로 구성됐다. 저녁에는 진로탐색 교육 등을 하고 외부 체육기관에 위탁해 골프 수영 승마 등을 배우고 마지막 주에는 1주일간의 해외여행을 실시한다.

충남도교육청 충무교육원 황석연 교육연구사는 “지난달 한 차례 적응교육을 했는데 반응이 무척 긍정적이었다”며 “이들이 교육 후 학업에 다시 적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산=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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