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성적향상 기여” vs “소수 특권교육”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24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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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최상위 고교생만 모아 방과후 학교 5월부터 시범실시

울산지역에서 최상위권 고교생만 모아 방과 후에 가르치는 ‘하이스쿨 칼리지(Highschool College)’가 5월부터 시범 실시된다. 획일적인 평준화 교육체제를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전국에서 처음이다. 그러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은 “소수 학생만을 위한 특권교육”이라며 반대해 논란이 예상된다.

○ 5월부터 시범 실시

울산시교육청은 23일 ‘교육경쟁력 제고를 위한 교육프로그램 다양화 방안 공청회’를 갖고 하이스쿨 칼리지 계획을 발표했다. 하이스쿨 칼리지는 시교육청의 의뢰로 교육 프로그램 다양화 방안 용역을 수행한 동국대 박부권 교수팀의 용역 결과에 따라 시행하는 것이다. 박 교수팀은 이날 공청회에서 발표한 용역 결과를 통해 기존 평준화 교육체제를 보완하는 혁신적인 방안으로 하이스쿨 칼리지를 제안했다. 최고 단계의 수월성 교육이 필요한 상위 1등급 학생들을 뽑아 대학 수업에 버금갈 정도로 심화된 고교 교육과정을 실시하는 것이다.

시교육청은 우선 방과 후 학교에서 수학 영어 과학 등 3개 과목에 한해 5월부터 시범 실시할 방침이다. 학생들이 소속된 학교의 학사 일정에 차질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토요일 오후나 방학 때 방과 후 거점학교에 모여 심화학습을 한다는 것. 이를 위해 지역별로 거점학교를 지정한 뒤 1곳에 10∼15명의 학생을 선발해 수업을 할 계획이다.

○ 찬반 논란 가열될까

울산지역 인문계고 A 교장은 “그동안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별도로 반을 편성해 수준에 맞는 수업을 하려고 해도 평준화 정책에 배치된다는 문제가 있었다”며 “하이스쿨 칼리지가 시행되면 수월성 교육이 가능해 학생들의 성적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모 김모 씨(49)는 “상위 학생을 위해 별도로 수업을 진행한다면 굳이 학원에 보내지 않아도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그러나 전교조 장인권 울산지부장은 23일 오전 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위 1등급 학생만을 위한 특권교육으로 다수의 학생들이 느끼게 될 상실감과 위화감은 울산교육의 학력 신장을 가로막을 것”이라며 하이스쿨 칼리지 시행 계획을 백지화할 것을 촉구했다. 또 전교조 울산지부 조용식 정책실장은 “성적 우수 학생에게 특혜를 베푸는 방식의 하이스쿨 칼리지는 평준화 제도 자체를 무력화하는 것으로 마땅히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교육청 조범래 장학사는 “방과 후 거점학교에서 상위 학생들을 위한 심화수업을 하면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기 때문에 이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며 “학생들의 성적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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