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 수성구 사립고 ‘자율고’ 전환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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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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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할 예정인 대구 경신고의 교사와 학생들이 교정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제공 경신고
내년에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할 예정인 대구 경신고의 교사와 학생들이 교정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제공 경신고

경신-대건고 등 신청 예정
주변 고교들도 촉각 곤두
현 명문고 구도 바뀔수도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 등에서 최근 일부 사립고가 자율형사립고 신청 움직임을 본격적으로 보이자 대구지역 고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 큰 영향은 없겠지만 자율형사립고 운영이 본격화하면 현재 형성된 ‘명문고’ 구도가 바뀔 수도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과학고나 외국어고를 제외한 일반계 고교 중 명문대 합격자 수에서 전국 최고 수준인 경신고(수성구 범어동)는 다음 달 2일 대구시교육청에 자율형사립고 신청을 하기로 했다. 현재 틀에서 안주하기보다는 자율형 사립고를 통해 더 나은 학교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다. 김홍일 교장은 27일 “경신고는 뛰어난 진학 성적으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지만 교육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진짜 일류학교가 되려면 과감하게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목표는 수성구를 넘어 학생들이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새 틀을 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신고는 자율형사립고가 되면 올해 11월경 대구 전역에서 420명을 모집할 예정이다.

경신고의 이런 움직임에 수성구의 다른 고교들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경신고와 라이벌로 꼽히는 대륜고(수성구 만촌동)도 고민하고 있다. 이종익 교장은 “평준화를 오랫동안 하면서 학교 특색이 사라지고 학력도 오히려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 이런 측면에서는 자율형사립고가 바람직한 것 같다”면서 “장단점을 면밀히 검토해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건고(달서구 월성동)도 대구시교육청에 자율형사립고 신청을 하기로 26일 결정했다. 고창수 교장은 “수성구 고교로의 쏠림 현상이 있는 현실에서 달서구의 교육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이려면 자율형 사립고 전환이 필요하다”며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통해 진학과 인성 등 전인교육을 펼쳐 학부모들의 박수를 받겠다”고 말했다. 자율형사립고가 될 경우 대건고는 350명을 모집할 예정이다. 협성교육재단도 경일여고와 협성고 중에서 한 곳을 자율형사립고로 전환할 방침이다.

한편 대구지역에서 올해 3월부터 가장 먼저 자율형사립고로 출발하는 계성고(중구 대신동)는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자세다. 26일 교사 채용 면접 때는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지원자도 있었다. 김재현 교감은 “첫 신입생 350명은 대구 전역의 우수 학생으로 구성돼 학교 분위기를 크게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며 “학교의 꿈이 커야 학생과 학부모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사명감으로 모든 면에서 모범이 되도록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다음 달 2일까지 세 곳 정도 자율형사립고 신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학교는 재단의 의지와 준비가 분명해 모두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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