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영욱 씨 “한명숙 前총리에 1000만원대 골프채 선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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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前총리측 “골프 못쳐”… 민주 “정치 검찰의 모욕주기”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검찰 조사과정에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고가의 골프채를 선물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권오성)는 곽 전 사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런 진술을 확보해 한 전 총리의 뇌물 수수 사건 1심 공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한양석)에 최근 제출했다고 2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곽 전 사장은 한 전 총리의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한 전 총리가 여성부 장관에 임명된 2001년 초 1000만 원대의 일본제 골프채 세트를 선물했다고 진술했다. 곽 전 사장은 1998년부터 친분을 유지해 오던 한 전 총리가 장관이 되자 “이제 골프도 배워야 한다”며 함께 골프숍으로 가 골프채를 사서 건네줬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해당 골프숍 주인 등을 상대로 곽 전 사장 진술의 진위를 확인한 뒤 지난해 12월 한 전 총리를 소환 조사했을 때 이 부분도 물었으나 한 전 총리는 답변을 거부했다. 검찰은 곽 전 사장의 ‘골프채 선물’ 진술이 2만 달러 수수혐의와 직접 관계는 없지만 두 사람의 친분관계가 평소에도 금품이 오갔던 사이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한 전 총리 측은 “한 전 총리가 골프를 치지 못하며 골프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민주당은 “혐의사실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정치 검찰의 모욕주기”라며 검찰을 비난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22일 곽 전 사장으로부터 대한석탄공사 사장으로 임명될 수 있게 해달라는 취지의 청탁과 함께 5만 달러를 건네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한 전 총리를 불구속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28일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본격적인 심리에 나설 예정이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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