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간 꾸준히 약물치료 “건강 이상무”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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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세계 에이즈의 날’… 국내 첫 환자는 지금
감염자 총 5497명 생존

국내에서 처음으로 에이즈 판정을 받은 환자는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세계 에이즈의 날’인 1일 보건복지가족부와 질병관리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확인된 첫 에이즈 환자는 서울에 살고 있는 박모 씨(53)다.

박 씨는 29세이던 1985년 외국에서 근무하던 중 동료에게 헌혈을 하기 위해 혈액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에이즈바이러스(HIV) 감염 판정을 받았다. 박 씨는 에이즈 감염 확진 판정 후 곧바로 귀국해 치료를 받았다. 확진 판정을 받은 지 24년이 지난 현재 박 씨는 매우 건강한 상태다. 반면 1992년 뒤늦게 에이즈에 걸린 사실을 안 21세 청년은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희경 질병관리본부 연구관은 “국내에서 에이즈 환자로 등록된 이들을 분석한 결과 에이즈로 판명된 뒤 평균 16.7년을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빨리 발견할수록 20년이 넘게 사는 환자도 많다”고 말했다. 항레트로바이러스 약물 등을 꾸준히 복용하면 건강한 상태로 살 수 있지만, 사회적인 편견 때문에 걸린 사실을 숨기는 사례가 많다는 것. 김 연구관은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자신의 수명을 위해서도 조기에 검사받고 치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내국인 누적감염인은 총 6680명이며 이 중 5497명이 생존해 있다.

정부는 에이즈 환자가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며 전파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에이즈 감염인의 진료비 중 본인부담금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62억 원을 지원했으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은 기초생활수급자(올해 1128명)로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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