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영어를 즐기세요, 많이 읽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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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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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 경시대회 중1 영어부문 대상 신정윤양

성균관대가 주최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한 제18회 전국영어수학학력경시대회(성대경시대회)의 시상식이 지난달 26일 열렸다. 연간 2회(6, 10월) 치러지는 성대경시대회는 수학·과학 올림피아드와 함께 국내 초중고교생들이 가장 많이 보는 대회.

이번 대회에서 경기 성남시 분당구 내정중학교 1학년 신정윤 양(사진)은 중학교 1학년 영어부문에서 단 한 문제를 틀려 대상을 차지했다. 신 양은 “기출문제집을 3, 4회 푼 것이 시험 준비의 전부”라고 말했다. 평소에 영어를 좋아해서 영어책을 읽으면서 꾸준히 내공을 쌓은 덕분이다.

신 양이 본격적으로 영어책을 읽기 시작한 건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학교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동화책부터 집어 들었다. 친근한 단어가 상대적으로 많아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처음엔 첫 장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으면서 내용흐름을 파악했고, 그 뒤 관심 있는 부분 위주로 반복해서 읽었다. 앤드루 클레멘츠가 지은 ‘프린들(frindle)’과 ‘성적표(The report card)’는 각각 15회, 30회 반복해 읽었다.

신 양은 “같은 책이라도 읽을 때마다 놓쳤던 부분을 찾게 돼 흥미로웠다”면서 “여러 번 읽어 내용이 모두 파악되고 나면 그 후론 순서에 상관없이 어떤 페이지를 펼쳐도 편하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어책 귀퉁이에 메모는 일절 하지 않았다. 자잘한 글씨가 쓰여있으면 시선이 그쪽으로 쏠려 몰입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었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판타지 소설로 독서분야를 넓혀갔다. 특히 ‘해리포터’ 시리즈나 ‘트와일라잇’(흡혈귀를 다룬 청춘물)은 원문과 번역본을 비교하면서 읽었다. 똑같은 영어단어가 맥락에 따라 어떻게 서로 다르게 해석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order’가 가진 ‘순서’와 ‘질서’의 뜻의 차이를 알았고, ‘nature’가 가진 ‘본래의’란 뜻과 ‘자연의’란 뜻의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게 됐다. ‘나라면 이렇게 번역했을 텐데…’라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책을 읽는 습관도 생겼다.

영어책을 읽은 뒤엔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을 영어로 썼다. 줄거리를 요약하거나 느낌을 기록했다. 때론 비슷한 뜻을 가진 다른 단어로 바꿔 써보기도 했다. 쓰기 실력은 절로 쌓였다. 문장 단위로 외운 덕분에 문법을 지루하지 않게 공부할 수 있었다.

신 양은 “영어단어의 접미사, 접두사 등을 보고 의미를 연상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interior’의 경우 ‘in’은 ‘∼(속)에’란 뜻이므로 내부와 관련된 단어라고 유추할 수 있다는 것. 잠자리에 들기 전엔 그날 영어책을 읽으면서 처음 접했거나 어려운 단어들을 입으로 말하고 손으로 써보면서 암기했다. 단어실력이 늘어나니 영어지문이나 문제를 이해하는 속도도 빨라졌다. 덕분에 학교시험에서 영어는 줄곧 만점을 받았다.

신 양은 “영어공부는 꾸준함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면서 “말하기 듣기 쓰기 등 전 영역에서 실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은정 기자 ej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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