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이 많은 전남 서남해안 자치단체들이 열악한 재정 여건 때문에 낙도 산불 진화에 효과가 큰 헬기를 임차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여수시는 올해 큰 산불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23일 밝혔다. 10건이 발생했으나 모두 초기에 진화됐다. 최근 4년 동안 연평균 4.25건의 산불이 나 임야 3.4ha(약 1만 평)를 태운 것과 사뭇 다른 결과다. 이는 올해 처음으로 산불 진화용 헬기를 빌려 쓴 덕분이다. 여수시는 예산 부담 때문에 최근 3년간은 순천·광양시와 함께 소방 헬기를 빌려 번갈아 사용했다. 여수에는 유인도 45개, 무인도 268개 등 313개의 섬이 있어 소방 헬기가 꼭 필요하다. 전남 섬 지역 화재는 영암에 있는 산림청 헬기(5대)나 경남지역 산림청 헬기가 담당하지만 이륙한 소방 헬기가 도착하는 데 최소 20분에서 최대 1시간이 걸린다. 또 소방차량이나 인력 접근이 힘들어 초기 진화가 어렵다. 산불이 집중되는 봄·가을철 산불주의기간(2월 1일∼5월 15일, 11월 1일∼12월 15일)에는 산림청 헬기 요청이 폭주한다.
여수시는 헬기를 연간 180일간 빌리는 데 4억9000만 원을 내고 있지만 부담이 크다. 총 임차비용 6억5000만 원 가운데 1억6000만 원(30%)은 도에서 지원한다. 여수시 관계자는 “내년에도 헬기를 독자적으로 운영하려고 하지만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남에서는 여수시 이외에 순천·광양시가 함께 소방 헬기를 빌려 쓰고 있다.
유인도 80여 개를 비롯해 모두 1004개의 섬이 있어 전국에서 섬이 가장 많은 신안군은 소방 헬기 임차 필요성이 크지만 빈약한 재정으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고흥·완도·진도군도 산림청 소방 헬기가 섬 지역 산불에 초기 대응하는 데 힘들어 자체적으로 헬기를 임대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이다. 전남도 산림소득과 관계자는 “섬 지역이 많아 소방 헬기가 필요하지만 열악한 재정 여건으로 타 지역에 비해 임대 헬기 대수가 적은 형편”이라며 “헬기 임차비용의 국비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