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마다 수능 반영 영역 달라 ‘틈새’ 노릴 만 ‘수능 우선선발’은 대부분 4개 영역 모두 반영 ■ 수능 이후 지원 전략
“홀가분하다” 12일 오후 광주 남구 동아여고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친구 및 가족과 함께 활짝 웃으며 교문을 나서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이 실제 성적표를 받아드는 다음 달 9일까지는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인 동시에 ‘정보 공백기’다. 이 기간에 수시 2차에 지원할 것인지, 아니면 과감히 정시모집에 승부수를 띄울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지만 자신의 성적을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대학마다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 가산점 등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원점수 기준의 가채점은 의미가 없다.
○맞춤형 가채점이 핵심
수능 성적표에는 원점수는 나오지 않는다. 대학 역시 원점수를 활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원점수나 총점 위주로 가채점을 하는 것은 소용이 없다.
수험생은 가채점 결과를 놓고 대학별 수능 반영 유형에 따라 유불리를 가늠해야 한다. 수능 반영 방법은 ‘3+1’ 형태, ‘2+1’ 형태, ‘특정 영역 반영’ 형태 등 제각각이다. 탐구영역 반영 과목 수도 1∼4과목으로 다양하다. 가채점 결과 한두 영역을 완전히 망쳤다고 판단되면 빨리 ‘2+1’ 형태의 대학을 추려내는 식으로 맞춤형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예를 들어 언어와 외국어 영역의 성적이 높다면 해당 영역의 반영 비중이 높은 대학과 전형을 찾아 정리해둬야 한다. 손은진 메가스터디 전무는 “지원하려는 대학의 수능 반영 방법과 가중치 등을 파악해 자신의 원점수를 대학이 요구하는 기준에 따른 점수로 환산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채점 분석작업만 잘해 놓아도 성적표를 받자마자 최상의 정시 지원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수시 2차 승부 포인트
가채점 결과가 모의평가에 비해 떨어지거나 평소 수능에 자신이 없었다면 수시 2차에서 승부를 내야 한다. 올해 정시모집에서는 수능 비중이 더욱 확대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수시 2차는 경쟁률이 대체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복수지원에 따른 이탈자가 많기 때문에 지나치게 하향 지원할 필요는 없다.
수능 성적이 많이 떨어진다면 학교생활기록부 100% 전형을 노려야 한다. 오종운 청솔학원 평가연구소장은 “학생부 100% 전형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는 곳이 많기 때문에 가채점을 통해 영역별 예상 등급을 가늠하고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능 이전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끝낸 대학에 이미 지원했다면 수능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대학별 고사에 응시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올해 수시 2차에서 일부 대학은 특정 전형에서 논술을 100%까지 반영하므로 논술이나 구술면접 등 남은 대학별 고사에도 집중 대비해야 한다.
○수능 고득점자는 우선선발로
매년 수시모집이 확대돼 정시모집 경쟁률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올해는 수능 응시자까지 늘어나 정시모집 경쟁이 어느 해보다 치열할 것”이라며 “자연계열 중하위권 학생들이 수리 ‘나’형으로 쏠리는 현상이 되풀이돼 교차지원 허용 대학의 경쟁률이 특히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능 고득점자는 상위권 대학에 많은 수능 우선선발과 수능 100% 전형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가’군에서 가톨릭대 경희대 서울시립대는 50%를,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한양대는 70%를 수능으로 우선 선발한다. 수능 우선선발은 대부분 4개 영역을 모두 반영한다. 수능 100% 전형은 모집인원이 적고 수능 우선선발과 마찬가지로 특수목적고나 자립형사립고 출신이 몰리기 때문에 경쟁률과 합격선 모두 높다. 동국대와 인하대는 ‘가’군, 경희대 한양대 등은 ‘나’군, 숙명여대는 ‘다’군에서 수능 100% 전형을 실시한다.
지원하려는 대학의 모집군 변화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연세대는 ‘나’군 공학계열을 폐지해 인문 자연계는 ‘가’군에서만 모집한다. 서울시립대와 한국외국어대, 인하대는 ‘다’군 모집을 폐지했다. 이에 따라 건국대 홍익대 숭실대 등의 ‘다’군 모집과 올해 ‘다’군에 신설된 중앙대 경영학부의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김용근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최상위권 학생들은 사실상 두 번만 응시 기회가 있는 셈이라서 영역별 가중치 등 모든 변수를 계산해야 하고 중하위권 학생들은 두 곳은 합격 위주로, 한 곳은 상향 지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