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연평도 꽃게잡이 제한에 어민들 반발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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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허용어획량 초과… 정부, 어선 45척 조업정지
어민들 “우리만 제한하는 건 지역차별” 속앓이

올해 서해 꽃게잡이가 대풍(大豊)을 맞은 가운데 정부가 인천 옹진군 일대 해역의 꽃게 어획을 제한하자 어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일 인천시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30일 전국 최대 꽃게 주산지인 연평도와 인근 서해 특정 해역에서의 조업 중단을 결정했다. 이들 해역에서 잡은 꽃게가 총허용어획량(TAC·Total Allowable Catch)을 넘겼다는 것이다. TAC는 단일 어종에 대해 잡을 수 있는 연간 어획량을 제한하는 어족자원관리제도로 꽃게 TAC가 적용되는 곳은 이들 해역뿐이다.

지난해까지 꽃게 어획량이 TAC를 밑돌아 별다른 마찰이 없었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올해 연평도와 서해 특정 해역의 TAC는 6500t. 하지만 유례없는 꽃게 대풍으로 이미 TAC를 초과한 상태다. 지난달 28일 현재 이들 해역에서 잡힌 꽃게 8087t이 인천과 옹진수협에 위탁 판매됐다. 금어기를 앞둔 30일까지 조업을 계속할 경우 2007년 위판어획량(4021t)의 2배 이상을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꽃게 남획을 막기 위해 어획량이 많은 연평도(7척)와 서해특정해역(38척) 어선 45척에 포획채취정지명령을 내렸다. 결국 이 어선들은 두 해역에서 조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옮겨 꽃게를 잡아야 할 형편이지만 조업경비가 늘어난다.

어민들은 정부가 2004년에도 TAC를 8500t까지 늘린 것을 예로 들며 이번에도 TAC를 탄력적으로 적용해 조업을 허용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서해 나머지 해역과는 다르게 두 해역에서만 꽃게잡이를 제한하는 것은 지역 차별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연평도 최율 주민자치위원장은 “정부의 제한조치는 모처럼 꽃게 대풍에 부푼 어민들의 가슴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TAC를 늘려도 향후 어획량 등에 큰 문제가 없다면 정부에 이를 건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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