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풀어본 1심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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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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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분- 판결문 낭독 시간
41개월- 재판 진행 기간
2만쪽- 檢 수사기록 분량
1.8t- 각계 탄원서 무게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 1심 재판은 ‘마라톤 재판’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숱한 화제를 낳았다. 재판부가 26일 1심 선고를 하면서 오후 2시부터 무려 100분 동안 판결문 요지를 낭독한 것부터 기록적이었다. 이번 판결문은 A4 용지로 260여 쪽에 이르며, 과학 분야의 전문용어가 자주 등장해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이를 설명하는 50여 개의 각주(脚註)를 달았다. 판결문 낭독 시간은 1996년 8월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의 12·12 및 5·18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때의 2시간이 최고기록으로 남아 있다. 두 전직 대통령 사건의 항소심 판결문 분량은 400여 쪽이었다.

2006년 5월 12일 검찰이 황 전 교수 등을 기소한 이후 1심 선고가 이뤄지기까지 무려 3년 5개월이 걸렸다. 2006년 6월 20일 시작된 1심 재판은 44차례나 열렸다. 재판 과정에서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많은 증거가 제출됐고 오랜 기간이 걸렸다. 증인만 100여 명이 신청돼 안규리 서울대 교수,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 등 70여 명이 법정에 나와 증언을 했고, 증거물만 780개, 검찰 수사기록을 비롯한 서류 분량은 2만 쪽에 달한다. 44번의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재판부는 두 번이나 바뀌었고 20여 명의 변호사가 변론에 나섰다.

또 한나라당 권영진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 55명은 물론이고 20여 명의 지방자치단체장과 110만3300명의 지지자들이 황 전 교수의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냈다. 지난달 1일 200여 개의 보자기에 담겨 한꺼번에 재판부에 전달된 탄원서는 무게가 1.8t으로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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