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우리 대학 스타/청주대 호텔경영학과 손일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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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1일 0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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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에 선 호텔리어… 자타공인 ‘매너왕’

《스포츠나 연예뿐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서 이름을 떨치는 사람들을 ‘스타’라고 합니다. 대학에도 스타가 많습니다. 특히 지방대학에는 지역적 한계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지 못했을 뿐 걸출한 실력과 뛰어난 재능, 혹은 남다른 사연으로 학내외에 큰 화제가 되고 있는 ‘스타 교수’, ‘스타 학생’이 적지 않습니다. 대전 충남 충북 강원지역의 이러한 대학스타들을 찾아 매주 수, 목요일 소개합니다.
제보: www.donga.com/news/daejeon》


역시 패션부터 남달랐다. 체크무늬 베레모(일명 빵모자)에 아이보리색 재킷, 멋스러운 행커치프…. 게다가 부드러운 웃음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모습까지 ‘매너왕(王)’이라는 그의 별칭이 전혀 헛말이 아님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청주대 호텔경영학과 손일락 교수(54). 호텔신라 웨이터로 시작해 서울 마포구 홀리데이 인 서울(현 서울가든호텔)에서 호텔리어로 일하다가 1983년 대학강단(부산여대)에 섰다. 손 교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매너와 에티켓 전문강사’. 관광호텔 종사원, 관광호텔 2급 지배인, 관광호텔 총지배인 자격증을 갖고 있으며 외식산업연구소를 운영하기도 했다.

1990년부터 청주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그의 교양 강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국내 처음으로 그가 개설한 ‘현대인과 국제매너’ 과목은 한 학기에 4000여 명까지 몰려 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 과목은 현재 전국 160개 대학에서 벤치마킹해 비슷한 과목이 개설돼 있다.

손 교수는 “제가 강의를 잘했다기보다 이런 강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인기를 얻은 것 같다”면서도 “학생들 스스로 사회에선 매너가 경쟁력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앞 다퉈 수강을 한다”고 말했다. 토익점수나 각종 자격증 등 취업에 필요한 ‘스펙’이 비슷하다 보니 매너와 에티켓이 변별력의 주요 요소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손 교수는 학교에서만 유명한 게 아니다. 올 1년은 휴식년이지만 국내외 강연 일정이 빽빽하다. 국제 매너, 테이블 매너, 글로벌 에티켓, 스마일 성공학, 고객감동 서비스, 친절 서비스, 세계의 음식문화 등을 주제로 관공서와 호텔, 병원은 물론 삼성, LG, SK 같은 대기업 등에서 연 200회 이상 강연을 한다. ‘마침표를 찍는 10가지 방법’, ‘돈이 쏙쏙 벌리는 음식장사 이야기’, ‘에티켓을 먹고 매너를 입어라’ 등의 책도 펴냈다.

그는 ‘겸손과 배려’를 매너의 핵심으로 꼽았다. “한 한국 항공사 승무원에게 들은 얘기인데, 목적지에 눈이 많이 와 이륙을 못하자 한국인 승객이 손찌검을 하더랍니다. 많은 사람의 목숨이 걸렸는데 자신만 생각하는 이런 모습이 바로 ‘매너꽝’입니다.” 그는 “율곡 선생은 아침 일찍 산책을 나갈 때 늘 까치발로 다녔다고 합니다.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하인들에 대한 배려였죠. 사소한 것 같지만 이런 것이 바로 요즘 말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의무)’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손 교수가 보는 한국 사람들의 매너는 어느 수준일까? 그는 과거에 비해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선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시간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시끄럽게 하거나, 복장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 등은 고쳐야 합니다. 하지만 ‘신사의 나라’로 불리는 영국도 그렇게 되기까지 1000년이 걸렸지요”라며 “우리도 머지않아 글로벌 스탠더드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아들 얘기를 불쑥 꺼냈다. 최근 데뷔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남성6인조 그룹 ‘비스트’의 멤버 손동운이 그의 둘째아들. “연예인인 아들은 물론 많은 청소년이 매너가 부족한데 이것은 어릴 적 부모의 밥상머리 교육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그는 “성공과 경쟁을 가르치기에 앞서 식사시간만이라도 부모가 먼저 수저를 들게 하는 등 겸손과 배려를 익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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