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래온천-금강공원 되살릴 묘수 찾는다

  • 입력 2009년 9월 23일 06시 13분


온천장발전委부산시청서 공청회

“환경단체-시설운영자간 이해 얽혀
매점정비-유기시설 통합법인화 등
실천가능한 작은것부터 시작해야”

“30년 이상 된 매점을 정비하고, 케이블카도 현대식으로 바꾸자.” 1910년 국내 최초 온천으로 개발된 동래온천과 1965년 공원으로 지정된 금강공원 일대가 2000년 이후 쇠퇴하자 부산시민들이 “이대로 두면 안 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개발에 대한 환경단체의 반발, 시설운영자의 이해관계가 얽힌 데다 관계기관의 무관심으로 대안 마련이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온천장발전위원회와 이 지역 출신 이진복 국회의원이 공동으로 22일 부산시청에서 ‘금강공원 이대로 둘 것인가-금강공원 재정비 및 온천장 상권 활성화를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결론은 주민참여와 개발주체의 협력, 점진적인 사업 추진으로 자연생태와 문화적 고유성을 살리면서 경제성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쪽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부산시 김영춘 푸른도시과장은 주제발표에서 “금강공원 재정비 사업에 걸림돌이 많아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공원 내 50여 개에 이르는 매점을 단계적으로 줄여 정비하고, 각각 운영 중인 11개의 유기시설을 통합 법인화해 다시 찾고 싶은 놀이동산으로 꾸며야 한다는 방안을 내놨다. 시설이 낡은 케이블카는 여러 대가 한꺼번에 움직이는 현대식 로프웨이형으로 바꾸고 정상에는 전망대도 설치해야 한다는 것. 2001년 문을 닫은 동물원은 어린이를 위한 작은 동물 위주의 동물원이나 산악모험시설을 검토하되 지주의 반대가 계속되면 공원조성계획을 보존녹지로 변경해 개방하는 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서구청 조재완 지역개발추진단 연구위원은 재정비 사업으로 성공을 거둔 일본 오에도(大江戶) 모노카타리와 중국 항저우(杭州)의 쑹청첸구칭(宋城千古情)이란 예술 공연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동래만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먹을거리와 볼거리, 살거리, 놀거리가 조화를 이루는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청회를 마련한 이 의원은 “온천장과 금강공원 문제는 이제 시간을 지체할 수 없는 문제”라며 “실천 가능한 작은 것부터 시작해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쪽으로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수려한 자연경관을 가진 금강공원 재정비를 위해 여러 방안을 마련해 왔으나 사업 추진에 애로가 많다”며 “지혜를 모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동래구 온천동, 금정구 장전동 일원 309만1923m²(약 93만5000평)의 금강공원에는 부산 유일의 케이블카와 동래온천, 금정산 등 다양한 관광자원이 있다. 2000년 이후 동물원 폐쇄, 놀이시설 낙후 등으로 관광객의 발길이 줄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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