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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9월 17일 06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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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대풍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쌀값이 내려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수확량에 영향을 미치는 여름 태풍이나 재해가 거의 없어 풍년이 예상되는 데다 쌀 재고량도 늘어 쌀값 내림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16일 전북도에 따르면 올해 전북의 쌀 수확량은 지난해(76만2000t)와 비슷한 75만 t으로 전국 생산량의 15%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쌀 소비가 둔화하고 올해 정부 수매량도 작년과 비슷해 10만 t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여 햅쌀 출하 이후 15만∼20만 t이 남아돌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해 생산된 4만 t이 현재까지 농협창고에 쌓여 있어 올해 햅쌀 가격은 큰 폭의 내림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한 가마니(80kg)에 15만7000원을 웃돌던 산지 쌀값은 최근 14만5000원까지 떨어졌다가 추석을 앞두고 다소 오르긴 했지만, 햅쌀이 본격 출하되는 다음 달 말부터는 다시 큰 폭으로 내릴 가능성이 크다.
벼 재고가 줄어들지 않은 상태에서 쌀값 폭락을 우려하거나 영농비 회수를 위해 농민들이 한꺼번에 햅쌀을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농민은 내년 상반기 쌀값이 14만 원대 이하로 폭락하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이는 농민단체들이 최소 생산비 등을 포함한 적정 가격 21만 원과도 차이가 큰 것이어서 수매를 전후해 농민과 관련 단체들의 집단 반발도 예상된다.
정모 씨(55·전북 김제시)는 “풍년이 들었다는 기쁨보다는 쌀값 하락에 따른 불안감이 더 큰 실정”이라며 “정부 수매량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남은 쌀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재고가 있는 상태에서 햅쌀이 출하되면 쌀값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출하량과 시기 조절을 유도해 쌀값이 급락하는 것을 막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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