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이사람/교황저서 5번째 번역 출간, 전남대 정종휴 교수

  • 입력 2009년 9월 15일 0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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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고 지성의 가르침, 온누리에 함께”

“교황이 설파하고자 하는 사상과 철학이 온 누리에 퍼졌으면 합니다.”

20년 가까이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친분을 맺어온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정종휴 교수(59)가 최근 교황의 저서 ‘신앙, 진리, 관용’(가톨릭대출반부)을 번역 출간했다. 정 교수의 교황의 저서 번역은 이번이 다섯 번째. 그는 지난달 30일 이탈리아 파스텔간돌포를 방문해 교황에게 번역서 3권을 증정했다. 파스텔간돌포는 로마교황청에서 30km 정도 떨어진 곳으로 교황이 여름 휴가철 집무를 보는 곳이다. 정 교수는 “교황께서 ‘세계적으로 내 책을 번역한 사람이 수백 명인데 5권을 번역한 사람은 당신이 처음’이라며 격려해 주셨다”고 전했다.

정 교수는 1991년 독일 뮌헨대 법대 연구소 객원교수 시절 우연히 서점에서 베네딕토 교황(당시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의 대담집을 보고 신앙의 나침반으로 삼았다. 그해 라칭거 추기경의 사제 서품 40주년 기념미사 환영식에서 교황을 만난 정 교수는 이 책을 한국어로 번역해 출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교황은 흔쾌히 승낙했다. 정 교수는 1991년부터 14년 동안 ‘그래도 로마가 중요하다’ ‘이 땅의 소금’ ‘하느님과 세상’ 등 대담집 3권을 번역했고 2005년 교황 취임 1년 뒤 ‘전례의 정신’이란 책을 번역 출간했다.

정 교수가 펴낸 ‘신앙, 진리, 관용’에서 교황은 그리스도교 일치운동, 관용, 보편 구원 등과 관련해 혼란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정 교수는 “이 책이 가진 규모와 깊이 때문에 번역이 쉽지 않았다”며 “세계 최고의 지성이 주는 가르침이니만큼 많은 사람이 그 향기를 맡고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내년 초 또 한 권의 책을 펴낼 계획이다. 그는 “생명윤리 문제로 세상이 혼란스럽다”며 “교황의 말씀 중에서 생명윤리에 관련된 어록을 뽑아 한국적 시각에서 번역한 책을 출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전남대 법과대학장, 행정대학원장, 사법시험 행정고시 외무고시 출제위원, 한국민사법학회 회장을 지낸 법학자로 현재 한국법사학회장을 맡고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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