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현 아저씨와 함께 연극… 꿈만 같아요”

  • 입력 2009년 8월 7일 02시 59분


계성여고 연극동아리 ‘새별’ 회원들이 6일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 연습실에서 10일부터 무대에 올릴 ‘나의 가장 빛나던 날’의 막바지 연습을 하던 중 연극 연출가 이해제 씨(오른쪽)로부터 연기 지도를 받고 있다. 전영한  기자
계성여고 연극동아리 ‘새별’ 회원들이 6일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 연습실에서 10일부터 무대에 올릴 ‘나의 가장 빛나던 날’의 막바지 연습을 하던 중 연극 연출가 이해제 씨(오른쪽)로부터 연기 지도를 받고 있다. 전영한 기자
청소년 문화예술 지원 계성여고 연극동아리 ‘새별’
창작극 ‘나의 가장…’ 10일부터 남산예술센터 공연

5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옛 남산드라마센터) 연습실에 열댓 명의 학생이 모였다. 한 학생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연습실 가운데로 걸어왔다. 때를 맞춰 천천히 걸어 나온 아이 7명이 “넌 꿈이 뭐니”라고 계속해서 외치며 주인공을 둘러쌌다. 옆에서 지켜보던 연극 연출가 이해제 씨가 입을 열었다. “좀 더 꿈속을 거닐 듯이 나와야 해. 여기가 어디인지, 어디에 나무가 있고 돌이 있는지 머릿속에 그려야 돼.”

연극 연습에 한창인 학생들은 계성여고 연극동아리 ‘새별’ 회원들로 여름방학 내내 남산예술센터에서 매일 6시간씩 땀을 흘려왔다. 이날도 창작극 ‘나의 가장 빛나던 날’의 첫 일반인 대상 공연을 앞두고 막바지 연습이 한창이었다. 연습에는 배우 조재현, 엄효섭, 이지하 씨가 번갈아가며 함께했다. 많은 영화와 연극에서 주연으로 활약한 조 씨는 이번 연극에서 단역이다.

전문 배우들과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새별’이 서울문화재단과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하는 청소년 문화예술교육 중점학교 사업인 ‘청소년 비전 Arts-Tree’ 대상 동아리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2008년 시작한 이 사업은 서울의 중고교 순수예술 동아리를 선정해 각 분야 전문가와 연결해주고 있다. 연극뿐만 아니라 국악의 김덕수 씨, 뮤지컬의 남경주 씨, 음악의 김동규 강동석 김대진 씨 등이 프로젝트 마스터로 참여하고 있다.

조 씨가 계성여고 학생들을 처음 만난 지난해 여름까지만 해도 공연을 위한 준비는 하나도 돼 있지 않았다. 조 씨는 “대본부터 연출 연기 모두 학생이 소화해냈다”며 “작년 11월 교내에서 열린 공연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더 많은 학생과 선생님이 보도록 하기 위해 공연을 정식 무대에 올리자고 제의했다.

연극 내용은 학교에서 벌어지는 학생들의 일상적이고도 현실적인 이야기로 극본은 연극반원들이 집단 창작해 만들었다. ‘거리에서 울고 있는 소녀’를 가정한 뒤 왜 울고 있는지 저마다 의견을 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꿈을 찾아 방황하는 주인공 선주가 탄생했다. 정예은 양(17)은 “연극이 만들어지기 위해 많은 사람의 참여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연극반 친구들이 다들 주인공 선주처럼 성숙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연극반을 담당하고 있는 박동준 교사는 “기존 대본을 가져다 연습하는 것이 아닌 창의적인 창작 과정이었다”며 “특히 아이들이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연극 제목은 ‘내가 꿈을 찾았던 날이 나의 가장 빛나던 날이었어’라는 주인공의 독백에서 따왔다. 공연은 무료로 10일부터 15일까지 매일 오후 5시 남산예술센터 극장에서 열린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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