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주 ‘골재은행’ 예산절약 효자

  • 입력 2009년 7월 17일 02시 55분


“공공사업비 10억 절감”

‘금고’ 안에 돈 대신 모래와 자갈을 잔뜩 쌓아놓은 은행이 있다. 바로 경기 광주시에 있는 ‘골재은행’이다.

16일 광주시에 따르면 실촌읍 열미리 일대에 골재은행이 들어선 것은 지난해 11월. 광주지역에 대규모 리조트를 짓던 한 건설업체가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막대한 양의 골재 기증 의사를 밝혔고 광주시가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만들어졌다. 광주시는 경기도가 소유한 땅 1만5771m²를 무상으로 빌린 뒤 이곳에 건설업체가 기증한 골재를 모으기 시작했다. 수십 차례에 걸쳐 받은 골재량은 11만5000t. 광주시는 땅 주변에 울타리를 치고 마치 은행처럼 도난을 방지할 초소와 방범시스템까지 설치했다.

이렇게 모인 골재는 광주지역 각종 공공사업 공사현장에 공급됐다. 올해 3월부터 지금까지 골재은행을 통해 흙과 자갈을 공급받은 현장은 국도 3호선 자전거도로 사업, 중부면 하천정비 사업 등 14곳에 이른다. 이들 공사현장에 투입된 골재량은 1만1000여 t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1억 원이 넘는다. 현재 10만 t의 골재가 남아있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10억 원이 넘는 예산 절약이 가능한 셈이다.

광주시는 내년 7월 현재 쓰고 있는 골재은행 터 임차기간이 끝나면 다른 장소를 찾아 제2기 골재은행을 운영할 계획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민간업체는 불필요한 골재를 처리할 수 있어 좋고 지자체는 예산을 절감해 좋다”며 “두 번째 골재은행은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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