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교육청은 초등학교 학교생활통지표를 서술형에서 과목별 점수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학부모들이 자녀의 과목별 성적을 궁금해하고 있어 성적을 일부 제공할 계획이지만 과열 경쟁을 조장할 수 있는 석차 표기는 계속 제한하기로 했다.
부산시교육청은 이를 위해 최근 ‘학교생활 결과 통지방법 개선 자료 21가지’를 부산 지역 초등학교에 전달했다. 이 자료에는 원점수를 보여주거나 원점수와 함께 학년 평균을 알려주는 방식, 학생이 세운 목표 점수와 시험 결과를 나란히 제시하는 방식, 한 학기나 1년간 성적 변화를 그래프로 표시하는 방식, 성취 수준을 매우 잘함, 잘함, 보통, 노력 필요 등으로 나누는 방식 등이 있다. 이에 따라 부산시교육청은 여름방학 때 교장, 교감 연수에서 통지표 개선 필요성을 알리고 2학기부터는 서술형 평가 체계를 보완한 새 통지표를 일선 학교에서 판단에 따라 사용하도록 권장할 방침이다.
부산 지역 초등학교는 학기말에 서술형 통지 양식을 사용한 통지표를 가정에 보내고 있지만 1년에 4차례 치러지는 학교 시험 결과는 통지표에 대부분 반영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부 학부모는 자녀의 학업성취도를 확인하기 위해 교사를 찾아가거나 전화로 점수를 문의하는 사례가 많았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최근 학부모 33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65%가 ‘통지표에 점수가 없어 자녀들의 학업성취 수준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며 “일부 학부모는 칭찬 위주의 서술이 대부분이어서 자녀 통지표나 옆집 아이 통지표가 별로 다를 게 없다고 불평한다”고 말했다.
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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