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시 쓰면 휠체어에 날개가 돋지요”

입력 2009-07-13 08:10수정 2009-09-22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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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병변 여고생 최민지 양 첫 시집 펴내

‘가을비는 어느 날 내게 찾아오는 보고픈 사람의 편지다. 편지는 세상에 나의 소식을 묻고 나에겐 보고픈 사람의 그리움을 잊게 해주고 바람과 함께 떠난다…’

뇌병변 1급 장애인 여고생이 시집을 냈다. 대전 가오고 3학년 최민지 양(18·사진). 8개월 만에 조산아로 태어나 뇌성마비를 앓아온 최 양에게 시(詩)는 가장 좋은 친구다. 시를 쓸 때만큼은 휠체어에 앉은 자신을 잊고 어느덧 해맑은 소녀로 변한다.

최 양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일기장에 쓰기 시작한 시 가운데 28편을 뽑아 ‘노란 병아리의 외출’이란 첫 시집을 냈다. ‘노란 병아리’는 아홉 살 때 처음으로 쓴 시의 제목이기도 하다.

시집에는 아기 때부터 진료해 준 충남대병원 소아재활의학과 김봉옥 교수의 이야기도 있다. 김 교수는 최 양이 쓴 시를 읽어주며 격려했다. 지난해에는 병원에서 최 양의 시화전을 열어주기도 했다. 당시 대전지역 장애인 구족화가들은 최 양의 시에 그림을 그려주기도 했다. 이번 시집의 표지 그림도 대전중앙병원 장애인 미술교실의 장애인들이 그렸다. 또 학교 선생님과 병원 의료진, 치료사, 장애인 화가 등 최 양을 아껴주는 사람들의 축하 글도 있다.

최 양은 “책을 출판하게 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건강하게 좋은 시를 많이 쓰겠다”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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