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 전속계약 7년 못넘게

  • 입력 2009년 7월 8일 03시 04분


가수 지망생 A 씨는 2007년 8월 한 연예기획사와 계약금 100만 원에 전속 계약을 맺었다. 계약서에는 기획사가 지정하는 숙소에서 혼자 생활해야 하고, 계약기간 중 3장의 앨범을 발표하지 못하면 계약을 무기한 연장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연예기획사와 연예인 간 불공정한 전속계약은 그동안 기획사가 소속 연예인에게 무리한 요구를 일삼는 근거가 돼 왔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는 불공정한 계약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표준전속계약서’를 7일 발표했다.

표준계약서에 따르면 연예인이 기획사와 체결하는 전속계약 기간은 연기자의 경우 7년을 넘을 수 없다. 가수는 계약기간 제한은 없지만 7년이 넘으면 계약해지를 요구할 수 있다. 계약해지를 통보하면 6개월 후 계약이 종료된다. 지금까지 일부 기획사는 무명 연예인들의 불리한 처지를 악용해 사실상 계약기간을 명시하지 않은 채 종신(終身)계약을 강요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또 과거 일부 기획사가 맺은 전속 계약에는 ‘자신의 위치를 항상 기획사에 통보해야 한다’ ‘연예활동을 방해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모든 것을 요구할 수 있다’는 등의 불공정 조항이 적지 않았다.

고 장자연 씨처럼 터무니없는 액수의 위약금에 시달리는 것을 막기 위해 위약금은 가수의 경우 기존 활동기간의 월평균 매출액에 남은 계약기간을 곱한 금액으로 규정했다. 연기자는 남은 계약기간 중 발생한 매출액의 15% 이내로 제한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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