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선배님, 후배들에게 갚을게요”

  • 입력 2009년 6월 24일 07시 17분


청도 풍각초교 6학년 학생들, 동창회장 도움으로 수학여행

경북 청도군 풍각면 봉기리에 있는 풍각초등학교 6학년 28명이 선배들의 도움으로 서울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수학여행을 했다. 학생들 가운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5명이 수학여행비(1인당 8만8700원)를 내기 어렵다는 소식을 들은 이창상 총동창회장(57)이 50만 원을 보내준 것. 1964년 이 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서울에서 작은 사업을 하고 있는 이 회장은 풍각초교에 다닐 때 형편이 어려워 수학여행을 가지 못했다고 한다.

학생들이 서울에 도착하자 이곳에 사는 동창회원 6명이 과일을 들고 마중을 나와 반겼다.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공부를 잘하는 방법을 소개한 책도 한 권씩 선물했다. 동창회원들은 후배들을 데리고 서울 용산구에 있는 전쟁기념관 등을 견학할 수 있도록 했다.

2006년부터 이 학교에 장학금을 내고 있는 이 회장은 지난해에는 졸업생 40명 전원에게 10만 원씩 ‘졸업기념 장학금’을 주었으며, 강당에 의자 100개를 구입해주는 등 후배를 끔찍이 아낀다. 19일에는 학교를 방문해 6학년생들이 서울에서 찍은 기념사진을 액자에 넣어 일일이 나눠주는 정성을 보였다. 김장수 교장은 “학생 수는 많이 줄었지만 1922년 개교한 유서 깊은 학교로서 선후배의 정은 어느 학교보다 끈끈하다”며 “6학년생들이 이번 경험을 통해 후배를 아끼는 마음을 많이 배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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