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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6월 9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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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모의고사 성적표는 남은 기간 동안 어떤 영역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를 보여주는 ‘내비게이션’이에요. 성적표를 받고 지레 포기하느냐, 자신의 목표와 학습 스타일을 고려해 맞춤 계획을 세우느냐에 따라 목표 대학의 합격, 불합격이 좌우된다는 걸 명심해야 해요.”
올해 연세대 간호학과에 입학한 이다혜 씨(18·여)는 지난해 6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탐구영역 3등급’의 성적표를 받았다. 최악의 성적표였다.
이 씨는 그동안 써온 학습 다이어리와 내신 및 모의고사 성적표, 오답노트들을 책상 위에 모두 펼쳐놓았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한 뒤 목표 대학 합격을 위한 ‘입시 로드맵’을 짰다.
학교 내신 성적보다 모의고사 성적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이 씨는 ‘정시 올인(다걸기)’ 전략을 세웠다. 학습계획은 △6월 모의고사 직후∼9월 평가원 모의고사 전까지 △9월 모의고사 직후∼11월 수능 직전까지의 2단계로 나눠 세웠다. 책상머리엔 영역별로 몇 점을 올릴 것인지 구체적인 목표를 적었다.
6월 모의고사는 별도의 오답노트를 만들었다. 취약 문제, 새로운 유형의 문제, 난도 높은 문제를 구별해 정리했다. 이렇게 만든 오답노트를 이 씨는 수능 직전까지 수시로 풀었다. 결국 6월 모의고사 직후 자신의 성적 패턴과 목표, 강·약점을 분석해 맞춤 전략을 세운 이 씨는 3등급이었던 탐구영역 점수를 수능에서 1등급으로 끌어올렸다. 약 넉 달 만에 수능 원점수는 무려 20점 상승했다.
이 씨는 “6월 모의고사 이후 정시에 집중할지, 수시 준비를 병행할지 등 학습 방향을 정확히 결정하고 그에 맞는 학습 계획을 세워야 투자(시간) 대비 효과(성적)를 높일 수 있다”면서 “모의고사 결과에만 집착하면 여름방학 이후까지 ‘6월 모의고사 후유증’이 지속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수능의 ‘전초전’이라 불리는 6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의고사가 4일 실시됐다. 이번 모의고사는 2009학년도 수능에 비해 전 영역 모두 어렵게 출제됐다(그래픽 참고). 특히 수리영역은 중상위권 학생들의 성적을 변별하기 위해 난도 높은 문제가 다수 출제돼 학생들의 체감난도는 더욱 높았다.
6월 모의고사가 끝난 지금, 학생들은 자신의 객관적인 위치를 파악하고 대학 합격을 위한 입시 로드맵을 짜야 할 단계다. 입시 로드맵엔 △학습 방향과 목표 △취약·전략과목을 위한 구체적인 학습 계획이 포함돼야 한다.
대학 합격에 이르는 나만의 입시 로드맵, 어떻게 그려야 할까?
○ 정시형-수시형-정시·수시 병행형…나의 성적 체질은?
남은 기간 시간 낭비를 최소화하면서 학습 효과를 높이려면 우선 방향 설정을 확실히 해야 한다. 수험생들은 이번 시험을 기점으로 정시 또는 수시모집에 주력할지, 정시와 수시 준비를 병행할지를 결정해야 한다(표 참고).
학습 방향을 결정할 땐 3, 4, 6월 모의고사 성적과 3학년 1학기까지의 학교 내신 성적을 그래프로 그려 비교해 보자. 지금까지의 모의고사 성적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고, 모의고사 성적이 내신 성적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면 정시 준비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면 학교 내신 성적에 비해 모의고사 성적이 다소 떨어진다면 수시모집을 적극 활용하는 전략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논술에 자신 있거나 수상 경력, 봉사활동, 공인영어성적 등 비교과 영역 실적을 착실히 쌓은 학생도 수시모집이 유리할 수 있다.
수시모집 쪽으로 방향을 잡은 학생은 각 대학의 입시요강을 꼼꼼히 확인해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을 찾고, 논술 면접 등 필요한 사항들을 미리 준비한다. 대부분의 대학이 수시모집에서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두고 있으므로 수능 준비도 게을리 해선 안 된다.
모의고사 성적과 학교 내신 성적에 큰 차이가 없다면 우선 수능 준비에 주력하고, 수능 이후 대학별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 취약과목·전략과목…맞춤 전략·전술로 목표 공략
학습 방향을 설정했다면 달성 가능한 목표를 정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학습계획을 세운다. 대학별로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이 다르므로 목표 대학의 수능 반영 영역 및 가중치를 확인해 학습 계획을 짠다.
학습계획표엔 △취약과목 △취약유형 △고난도 및 신(新)유형 문제에 대비할 수 있는 학습방법을 구체적으로 적는다. ‘6월 모의고사 직후∼여름방학 전까지 탐구영역 두 과목 총정리’ ‘여름방학 한 달 취약과목 ○점 올리기’처럼 학습 목표와 기간을 세분화하면 좋다.
취약과목은 ‘문제 분석표’를 만들어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어려운 문제나 자주 틀리는 문제는 △유형(개념 이해형, 자료 분석형, 단순 암기형) △관련 단원 △난도 △출제 의도를 표시해 두고 수시로 풀면서 취약점을 보완한다.
선택과목도 전략적으로 결정한다. 자신의 성적과 흥미, 과목별 응시생 수를 꼼꼼히 따져 유리한 선택과목을 고른다. 지원 대학에 반드시 응시해야 할 지정 과목이 있는지도 확인한다. 지리군(한국지리, 세계지리 등) 또는 일반 사회군(정치, 법과 사회 등)처럼 서로 연관성이 높은 과목을 함께 선택하면 유리하다.
(도움말: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 이치우 비상에듀 평가실장)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