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웨이 충남]‘통합도시 대전’ 한반도의 중심으로 뻗어간다

  • 입력 2009년 5월 29일 02시 57분


외국출장이 잦은 김선일 씨(47·대덕밸리 정부출연연구기관 부장)는 대전에서 인천공항까지 가려면 항상 3시간 반 이상 차를 타야 했다. 그러나 대전∼당진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40분 정도 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종전의 경부고속도로∼서울남부순환고속도로 대신 대전당진고속도로∼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시간이 단축되기 때문이다. 대전∼통영고속도로를 이용해 남해안 횟집을 자주 찾는 명순경 씨(46·대전 서구 월평동)는 “이제는 2시간 반 걸려 남해까지 갈 필요가 없다. 당진이나 서천으로 가면 1시간이면 족하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까지 40분 단축… 세계 관문이 코앞

경북·강원지역까지 ‘통합생활권’ 틀 마련돼

대전∼당진, 공주∼서천고속도로가 28일 동시 개통되면서 충청권은 ‘1시간 생활대’로 변했다. 두 고속도로의 개통은 대전과 충남권의 ‘통합’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또 대전의 역할이 충청권은 물론 경북, 강원지역의 ‘모(母)도시’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서해안 지역민들은 대전권의 다양한 관광과 문화, 교육, 유통 인프라를 활용하고 대전시민들은 서해안권의 다양한 자연 관광 문화를 향유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전∼당진고속도로 시발점인 대덕연구개발특구와 충남 서북부는 산업·기술교류 협력을 확대할 수 있다. 대전의 산업기지에서 생산된 제품은 현재 수출품의 경우 경부고속도로와 철로를 이용해 수백 km 떨어진 인천이나 부산에서 선적된다. 이는 기업들이 대전에 생산기지 입지를 꺼리는 원인 중 하나였다. 하지만 앞으로는 당진항 등 충남 서북부지역 항만 이용이 쉬워져 물류비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게 됐다.

대전은 충남 서해안지역에 비해 공연장과 영화관, 미술관, 백화점, 대형 마트 등이 많다. 대전지역 백화점들은 서해안지역 고객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전점은 당진, 태안, 서산 등의 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쿠폰북을 발송한 데 이어 이 지역 고객이 15만 원 이상 구매할 경우 고속도로 교통카드를 나눠주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도 기존 고객을 활용해 구전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대전지역에 있는 병·의원들도 호재를 맞게 됐다. 충남 서산과 당진, 예산 등지에는 도 의료원 등이 있으나 의료장비와 의료진이 대전에 비해 열악한 게 현실. 원광대치과병원 민승기 원장은 “고속도로 개통을 계기로 그동안 서울 수도권을 찾았던 충남 서해안 지역민들의 내원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치과 종합병원으로서 인력과 장비를 더욱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육 부문에서도 상당한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학의 경우 고속도로 주변 시군의 학생들이 대전으로 통학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대전권 대학들도 서해안권 학생 유치를 위한 방안을 적극 마련 중이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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