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투선수 탈영병, 홈피에 ‘살인 예고’

  • 입력 2009년 5월 23일 02시 59분


여친-상사-부친 등 5명 이름 올려… 흉기로 여친 찌르고 잠적

현역 권투선수인 병사가 부대를 무단이탈한 뒤 자신의 미니 홈페이지에 여자 친구와 부대 상사 등을 살인하겠다는 글을 올려 군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22일 군 당국에 따르면 수도권의 육군 모 사단 소속 상근예비역 H 일병은 19일 자신의 미니 홈페이지에 “살인 계획은 보안이 생명이지만 명단을 공개하겠다”는 글과 함께 여자친구와 부대 상사 3명, 부친 등 5명의 이름과 전화번호 등을 올렸다.

H 일병은 “정의라는 것이 하류층에 불리하고 상류층에 유리하게 적용된 거라면 파괴하겠다”며 “정의도 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쓰기도 했다. 그는 또 최근 군 정신병동에 입원한 데 대한 억울함과 여자친구의 배신 등에 대한 심경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H 일병은 16일 경기 고양시의 한 모텔에서 살인 대상자로 지목한 여자친구 A 씨를 흉기로 찔러 중상을 입힌 뒤 달아났다. A 씨는 다행히 목숨을 건졌으며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군 관계자는 “H 일병이 평소 반항적이고 공격적이어서 부대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최근 군병원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며 “현재 군과 경찰이 합동으로 H 일병의 소재 파악에 나섰으며 탐문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H 일병은 2007년 프로에 입문한 권투선수로 낮에 군에서 복무하고 저녁시간에 권투 연습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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