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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5월 21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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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구속 기소)이 불법 정치자금을 건넸다고 진술한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1명에게 21일 출석해줄 것을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 2명도 22일 이후 소환조사하기로 일정을 조율하는 등 이른바 ‘박연차 리스트’에 오른 정치인들의 소환조사를 재개하기로 했다.
검찰은 김태호 경남지사 등 지방자치단체장, 고등법원 부장판사 등 현직 판사, 전직 경찰 고위 간부 등 박 전 회장에게서 금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6, 7명도 차례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또한 검찰은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66)을 21일 다시 불러 증권거래법상 주가조작 혐의 부분을 조사한 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세금포탈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에 따르면 천 회장은 회사 합병과 분할로 계열사를 13개로 늘리면서 주식을 사고팔아 거액의 차익을 거뒀으며, 이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다는 단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천 회장이 지난해 7∼11월 태광실업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 당시 직원 명의로 된 것 등 모두 5대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한상률 전 국세청장과 여러 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천 회장이 세무조사 당시 박 전 회장, 박 전 회장의 사돈인 김정복 전 국가보훈처장, 박 전 회장의 측근인 정승영 전 정산컨트리클럽 사장 등과 함께 서울 중구 충무로 휴켐스 사무실 등에서 여러 차례 대책 모임을 갖고 세무조사 무마 로비 문제를 논의한 것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이종찬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21일 다시 소환해 서울고검장 퇴임 직후인 2003년 3월 박 전 회장에게서 7억 원을 받았다가 5년이 지난 2008년 2월에 이 돈을 박 전 회장에게 돌려준 경위 및 돈의 성격에 대해 조사한다.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노정연 씨가 계약한 미국 뉴저지 주의 고급 아파트 허드슨클럽 매매계약서 사본과 집주인의 계좌 입출금 명세를 확보하기 위해 21일 미국 사법당국에 형사사법공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한편 법무부는 20일 박 전 회장에게서 1500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부산고검 김종로 검사에 대해 2개월간의 직무정지 조치를 취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