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학축제 ‘놀이’ 대신 ‘봉사와 취업’

  • 입력 2009년 5월 20일 06시 39분


‘자취생 요리대회, 캠퍼스 전등 끄기, 장애인 초청, 취업능력 키우기, 다문화가정 체험, 금연 캠페인….’ 19일부터 시작된 대구와 경북 지역 대학의 ‘5월 대동제(학생축제)’의 프로그램 내용이 봉사와 건강, 취업 등에 맞춰져 종전과 달라진 형태를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대학 축제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음주와 고성방가 등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바뀐 것이다.

대구대는 19, 20일 축제 기간에 취업 페스티벌을 연다. 취업 시즌의 다소 딱딱한 프로그램 대신 축제 분위기에 맞춰 학생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이색적인 행사를 준비했다. 입사서류 작성과 기업 인사담당자들의 특강 같은 기본적인 내용을 시작으로 취업 정보를 퀴즈로 푸는 ‘도전! 취업 골든벨’, 잡 카페 등을 마련했다. 취업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한 때문인지 ‘사주로 풀어보는 나의 진로’ 코너에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4학년 오모 씨(24·여)는 “‘올해 진로가 열릴 것’이라는 사주 풀이를 들으니 잘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19∼21일 대동제를 여는 경북대는 21일 교내 일청담에서 ‘자취생 요리대회’를 개최한다. 자취를 하는 학생들의 요리 솜씨를 통해 음식 정보를 공유하고 건강한 캠퍼스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다. 창조성과 실용성, 위생, 맛 등 4가지 기준으로 평가해 우열을 가린다.

20일부터 ‘별난 대동제’를 여는 영남대는 건강과 봉사가 콘셉트다. 교내 건강달리기대회를 시작으로 자신뿐 아니라 지구의 건강까지 생각하는 프로그램이 등장한다. 20일 오후 8시에는 지구를 지킨다는 뜻에서 5분 동안 캠퍼스 건물 전체의 불을 끈다. 또 경북의 사회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장애아동과 노인 90명을 초청해 1박 2일 동안 캠퍼스에서 골프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사범대 특수체육교육과 김한철 학과장(39)은 “대학생들의 축제가 자기들만 생각하는 행사가 되어서는 곤란하다”며 “장애학생에게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학과 학생들은 주막촌을 운영한 수익금을 장애학생 장학금으로 낼 예정이다 .

같은 날 대동제를 시작하는 대구가톨릭대는 공연과 취업특강, 장기자랑 같은 일반적 행사와 함께 ‘우리는 하나’를 주제로 결혼이주여성으로 구성된 다문화가족을 초청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디지털카메라 촬영 솜씨를 키우기 위해 박근서 교수(언론영상전공)가 특별 강좌를 연다. 총학생회 대의원들은 파인애플을 판매해 어려운 학생 돕기를 하며 건강을 위해 몸짱 선발대회를 개최하는 한편 캠퍼스 곳곳에서 금연 캠페인을 펼친다. 26∼28일 대동제를 여는 계명대 총학생회는 음주가무는 대폭 줄이고 학과의 특성을 살리고 취업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풍성하게 준비할 예정이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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