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 필기, 과학고 경시대회 전형 폐지”

  • 입력 2009년 5월 19일 02시 55분


당정, 사교육비 절감 입시개선안 28일 발표

교육과학기술부와 한나라당은 18일 국회에서 당정 회의를 열고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특수목적고의 입시안을 고치기로 했다. 당정은 특목고 입시가 고난도 시험에 의존하다 보니 사교육을 늘리는 주범이 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과학고는 현재 중학교 2학년이 진학하는 2011학년도 입시부터 경시대회 입상자 및 영재교육원 수료자 특별전형을 폐지하고 입학사정관 전형을 연차적으로 확대키로 했다. 지필고사 위주로 결정되는 국제 올림피아드 출전자와 영재교육 대상자 선발 방식도 학회 심사 등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외고는 2011학년도 입시부터 중학교 내신을 평가할 때 수학과 과학에 과도한 가중치를 주는 것을 제재토록 할 예정이다. 단 구술면접을 가장해 사실상 지필고사를 치르는 것은 당장 2010학년도 입시부터 규제한다.

그러나 이런 특목고 입시 개선안이 오히려 내신 사교육만 부풀리고 우수한 학생을 가려내는 변별력까지 떨어뜨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정은 사교육비를 경감하려면 공교육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 △교육과정과 교원인사 등 학교 운영의 핵심 권한을 학교장이 직접 행사토록 하는 ‘학교 운영 자율화’ △수준별 맞춤형 수업 및 교과목 선택 다양화를 위한 ‘교과 교실제’ △교원평가제 도입 △방과후 학교 확대 방안 등을 내놓았다. 교과부는 21일 사교육 대책 전반에 대한 공청회를 거쳐 28일 최종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곽승준 위원장이 언급했던 ‘오후 10시 이후 학원교습 금지’ 방안은 한나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당정은 ‘학원 심야교습 금지’를 법제화하는 방안을 도입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당정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획일적으로 규제하는 방식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자율이라고 하는 정책기조에 맞지 않다”고 밝혔다. 임 정책위의장은 이어 “시도별로 조례로 정해진 사안을 국회에서 간섭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하며 “법제화는 당이 안 한다면 못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오후 10시 이후 학원교습 금지 방안은 사실상 백지화됐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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