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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5월 19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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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 제29주년을 맞은 18일 광주에서는 정부 주관 기념식과 토론회가 열리는 등 엄숙한 분위기 속에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는 제2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엄수됐다.
기념식에는 한승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대표 등 각 정당 지도부와 유족 시민 등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 한 총리는 기념사를 통해 “5·18민주화운동은 우리 사회의 민주화와 인권신장에 큰 디딤돌이 됐다”며 “선진 일류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 통합이 가장 중요하다. 전대미문의 세계적 경제위기를 맞아 이번에도 우리 국민이 단합해 이를 잘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저항과 공감’을 주제로 한 이날 기념식은 한 총리의 헌화 분향, 기념 공연, ‘추모의 나비 날리기’ 등의 순서로 30분간 진행됐다. 이어 이날 오후 1시 광주 동구 광산동 옛 전남도청 회의실에서는 ‘29주년 5·18, 광주공동체를 말하다’를 주제로 내건 토론회가 지역 재야인사 등 2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한편 여야 지도부는 이날 광주를 방문해 호남 민심 다잡기에 공을 들였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정몽준 허태열 박재순 최고위원, 윤상현 대변인 등과 함께 기념식에 참석한 뒤 광주 시내 한 식당에서 광주시당 및 전남도당 당직자 50여 명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박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제 광주가 지역의 벽을 허무는 성지가 되기를 바란다”며 “우리는 20년 동안 호남에 구애했다. 지금은 짝사랑에 불과하지만 언제든 사랑을 받아줄 날이 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날 광주 센트럴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대통령이 기념행사에 불참한 데 대해 “5·18의 위상과 역사적 의미를 깎아내리지 않을까 걱정이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영령들의 희생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이명박 정권의 출범을 막지 못해 현격히 후퇴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전날 이강래 원내대표, 송영길 박주선 장상 최고위원, 이미경 사무총장 등과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김낙성 사무총장, 박선영 대변인 등과 함께 기념식에 이어 광주 시내 전남도당 현판식에 참석했다. 한편 올해 5·18민주화운동 관련 행사에는 시민 참여가 예년같지 않았다.
광주=김권 기자 goqud@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