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인플루엔자, 남반구 거쳐 힘 세지나

  • 입력 2009년 5월 7일 02시 57분


한국 구호물자 멕시코 도착한국 정부가 신종 인플루엔자A 최대 피해국인 멕시코에 보낸 구호물자가 5일 멕시코시티의 베니토 후아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신종 인플루엔자로 23억 달러의 경제손실을 입은 멕시코는 곧 경기부양을 위한 경제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마스크를 쓴 공항 직원이 구호물자를 내리고 있다. 멕시코시티=AFP 연합뉴스
한국 구호물자 멕시코 도착
한국 정부가 신종 인플루엔자A 최대 피해국인 멕시코에 보낸 구호물자가 5일 멕시코시티의 베니토 후아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신종 인플루엔자로 23억 달러의 경제손실을 입은 멕시코는 곧 경기부양을 위한 경제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마스크를 쓴 공항 직원이 구호물자를 내리고 있다. 멕시코시티=AFP 연합뉴스
남미-아프리카 곧 겨울… 계절 독감과 결합땐 또 변이 가능성

세계보건기구(WHO)가 현재 5단계인 경계수준을 6단계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일본 NHK가 5일 보도했다. 감염자가 22개국 1516명에 이르는 등 계속 늘어나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6단계는 신종 인플루엔자A(H1N1)가 세계적으로 ‘대유행(팬데믹·pandemic)’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특히 곧 겨울철로 접어드는 남반구 국가가 요주의 대상이다. 신종 인플루엔자가 겨울철에 유행하는 계절 독감과 결합할 경우 피해가 클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남미 지역의 겨울은 대략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간 계속된다. 이 기간 아르헨티나 칠레 파라과이 페루 우루과이는 전국적으로, 브라질과 에콰도르에서는 부분적으로 겨울철 날씨가 나타난다. 남미 아프리카 국가들은 북반구의 북미 유럽 국가에 비해 공중 보건 시스템이 열악하다는 점도 피해가 커질지 모른다는 우려를 더한다.

WHO가 무엇보다 우려하는 상황은 신종 인플루엔자가 조류, 돼지, 인간에게서 나타나는 다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섞여 치명적으로 변이한 다음 가을에 북반구를 재공격하는 것이다.

영국 세인트 바르톨로뮤 앤드 로열 런던 병원 수석 병리학자인 존 옥스퍼드 박사는 “스페인독감이 유행했던 1918년, 여름엔 가벼운 감염 사례가 나오더니 가을과 겨울에 심각한 감염 사례가 속출해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말했다. 류영수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는 “이번에도 바이러스가 따뜻한 북반구를 피해 남반구로 갔다가 날씨가 추워지면 다시 북반구로 돌아오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며 “잠시 신종 인플루엔자가 잦아드는 국면이라도 계속 대비책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보건당국은 남반구 국가들로부터 입국하는 사람에 대한 검역을 계속 강화하는 한편 WHO의 전염병 경보 수준 조정 추이에 따라 국가재난단계도 상향 조정할 것인지를 논의할 방침이다. 전병율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은 “WHO가 전염병 경보 수준을 6단계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해서 우리나라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좀 더 광범위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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