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공식 외우고 문제 풀고? 생각하고 서술하고!

  • 입력 2009년 4월 21일 02시 56분


사진제공 시매쓰
사진제공 시매쓰
《‘생각과 표현’ ‘○○로 의사소통하기’ ‘생각 열기’, ‘놀이마당’ ‘이야기마당’…. 재미난 동화책이나 이야기 철학책에 등장하는 내용일까? 아니다. 바로 초등학교 수학교과서에 나오는 ‘학습활동’의 제목이다.

최근 수학 교과서가 확 바뀌어 학생과 학부모를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 7차 교육과정 개정에 따라 올해 초부터 초등학교 1, 2학년과 중학교 1학년이 새로운 수학 교과서로 공부하게 된 것. 공식 암기와 문제 풀이 위주의 접근에서 벗어나,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수학적으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수학적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도록 하는 데에 개정 교과서는 초점을 맞춘다.

수학 교과서, 도대체 어떻게 변했을까. 변화된 수학 교과서를 제대로 공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초등 1,2 -중1 학년, 기호-수식-표-그래프 등 수학적 언어와 친해져야

○ 수학 교과서의 변화, 아직도 모르시나요?

“700원 짜리 과자 두 봉지랑 1500원짜리 빵을 하나 샀어요. 아주머니에게 엄마가 5000원을 드렸어요. 거스름돈은 얼마일까? 어려운가 보구나. 함께 확인해 볼까? 700원짜리 과자 두 봉지는 1400원, 여기에 빵 1500원을 더하면 2900원이지? 엄마가 5000원을 냈으니까 거스름돈은 2100원구나. 자, 거스름돈을 세어 볼까?”

주부 변문경 씨(31·서울 성북구 길음동)는 초등학교 1학년인 딸 박정연 양(8)과 시장에 갈 때마다 이런 질문과 풀이를 반복한다. 문장형식의 문제를 읽고 식을 세워 답을 구하는 ‘문장형 문제’에 딸이 익숙해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올해 초 발행된 수학 교과서를 받고 보니 ‘그냥 문제만 풀어선 안 되겠구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친구들과 함께 토론하고 식을 세워보거나 다양한 풀이방법을 생각해 보는 학습활동이 새롭게 생겨났으니까요. 평가 방식에도 변화가 있겠죠?”

새로운 수학 교과서의 학습목표는 수학적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키우는 데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답을 찾을 수 있는 문제와 △기호, 표, 그래프 같은 ‘수학적 언어’로 개념과 공식, 원리를 표현하는 학습활동이 새롭게 등장했다.

수학교육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풀이과정을 글이나 서식으로 표현하는 서술형 문제와 문장형 문제가 학생들의 수학실력을 평가하는 핵심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예견한다.

○ 수학으로 생각하고 수학으로 말해요!

새로운 수학 교과서의 학습활동과 강화된 서술형·문장형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완벽히 이해하고, 기호나 수식 같은 수학적 언어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다음과 같은 활동들은 수학 교과서의 변화에 대비하고 수학학습을 주도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들이다.

<수학탐구보고서 쓰기>

수학탐구보고서는 한 단원이 끝날 때마다 작성한다. 그동안 무엇을 어떻게 배웠는지, 전에 알고 있던 내용(단원)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가장 어려웠던 문제는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써보는 것. 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한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이었는지, 더 알고 싶은 내용은 무엇인지도 정리해 놓는다. 보고서 쓰기에 익숙해지면 글보다 수식으로 표현하는 연습을 한다. 이렇게 쓴 보고서를 오답노트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

<내가 만들어 푸는 수학 문제>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활용해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 보자. 이런 연습은 문장형·서술형 문제 대비에 효과적이다.

교과서에 ‘13-5=?’이란 문제가 나왔다면 ‘바나나 13개 중 동생이 5개를 먹었다. 몇 개가 남았을까?’ 같은 문장형 문제로 바꿔 본다. 문제를 만들고 푸는 데 익숙해졌다면 기본문제를 더 복잡하고 어렵게 변형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부모라면 전화번호, 자동차 번호판처럼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숫자를 활용해 문제를 내준다. 자녀에게 푸는 과정을 말로 설명하도록 지도하자.

수학개념이나 공식을 이용해 게임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유리수 빙고’는 중학생이 활용할 만한 재미있는 수학게임 중 하나. 먼저 ‘(-16)+(+22)’ ‘(-10)-(-8)’처럼 유리수 연산문제 16개를 친구들과 함께 만든다. 각자 문제를 푼 뒤 정답을 16개의 칸으로 이뤄진 빙고판의 저마다 다른 칸에 써 넣는다. 그리고 빙고게임을 한다. 문제의 정답을 전부 맞히고 운도 따라야 가장 먼저 ‘빙고’를 외칠 수 있다.

<여러 개의 정답 생각하기>

정답이 하나라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스케이트와 바퀴를 합쳐 인라인 스케이트를 만들어 낸 것처럼 전혀 관계없는 두 물건을 합쳐 창의적인 물건을 만들어 보라’(영재성 검사 기출문제)는 식의 문제가 교과서에도 등장했다.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으면서 창의적인 답을 요구하는 문제들이다.

이런 유형의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선 한 문제를 두 가지 이상의 다른 방법으로 푸는 연습이 필요하다. 답을 구하고 바로 해답지를 펼칠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방법은 없을까?’하고 한 번 더 생각하는 습관을 들인다. 나의 풀이과정을 해답지나 친구의 풀이과정과 비교하며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노력도 게을리 해선 안 된다.

(도움말: 와이즈만, 시매쓰 수학연구소 조경희 소장)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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