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한국 야구 알려면 인천을 보라”

  • 입력 2009년 3월 27일 06시 59분


인천시립박물관 내달부터 ‘인천야구 100년사’

구도(球都)인 인천 야구의 시작과 변천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회가 열린다.

4월 1일∼5월 31일 인천시립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뻬쓰볼 인천-인천야구 백년사’.

뻬쓰볼은 미국인 선교사 필립 질레트가 1905년 인천에서 국내 처음으로 야구를 보급했을 때 사람들이 베이스볼(야구)을 ‘뻬쓰볼’로 부른 데서 따왔다.

박물관은 개화기 인천을 통해 유입된 대표적인 서구 문물인 야구와 관련된 역사를 보여주기 위해 지난해부터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인천 연고 프로야구단인 SK 와이번스의 협조를 받아 300여 점의 자료를 수집했다.

또 질레트가 야구용품을 들여와 황성기독청년회원들에게 야구를 처음 보급한 1905년 야구부를 창단해 지금까지 전국대회에서 20여 차례 우승한 인천고도 자료 수집에 협조했다.

전국대회에서 18차례나 우승트로피를 거머쥔 전통 명문인 동산고와 1947년부터 야구부를 운영하다 중단한 뒤 1982년 재창단한 제물포고도 힘을 보탰다.

이에 따라 전시회에서는 개화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 야구와 궤적을 같이해 온 인천의 야구 역사가 체계적으로 정리된다.

야구 도입 초기에 사용한 야구공과 글러브, 방망이, 경기기록표 등 야구 유물을 비롯해 인천 출신 유명 선수들의 유니폼과 관련 사진 자료도 볼 수 있다.

특히 질레트에 앞서 1899년 인천영어야학회에서 이미 야구경기를 즐겼다는 내용이 들어 있는 당시 학생의 일기장과 문학잡지를 근거로 인천이 한국 야구의 발상지라는 사실을 증명할 계획이다.

1920년 인천지역 고교생들이 모여 만든 야구단 ‘한용단(韓涌團)’ 소속 선수들이 웃터골(현 제물포고 운동장)에서 일본인으로 구성된 미신(米信)팀과의 경기를 통해 시민에게 독립정신을 고취시킨 일화도 소개된다.

박물관 관계자는 “한국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준우승한 데다 SK 와이번스가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2연패해 인천의 야구 열기가 뜨겁다”며 “명실상부한 야구도시인 인천의 야구 역사를 정리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성인 400원, 청소년과 초등학생 무료.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