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노조는 노조원 위해야”… 민노총 또 탈퇴

  • 입력 2009년 3월 27일 02시 58분


충남 승일실업 개별노조 전환

“1% 집행부 뜻대로 움직여서야”

경기 영진약품, 울산 NCC 등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사업장 노조의 탈퇴 현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충남 지역에서도 첫 민주노총 탈퇴 노조가 나왔다.

충남 천안의 건설·제조업체로 180여 명의 중견기업인 승일실업 노조(노조위원장 김삼성)는 26일 “민주노총 충남지역본부를 탈퇴하고 오늘 개별 단위노조 설립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회사 노조는 20일 조합원 총회를 통해 민주노총 탈퇴 찬반 투표를 가졌으며, 투표 결과 찬성 116표, 반대 1표로 탈퇴를 가결했다. 이 회사는 조합원 개개인이 민주노총을 탈퇴하는 형식을 밟았기 때문에 형식적으로는 노조가 해산되고 개별단위 노조를 유지하기 위해 새로 노조 설립 허가를 받아야 했다. 승일실업 노조는 앞으로 어떤 상급단체에도 속하지 않은 개별 단위 노조로 활동하게 된다.

김 위원장은 “이미 민주노총을 탈퇴한 영진약품, NCC 등과 같은 마음으로 탈퇴했다”며 “노조는 조합원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데 민주노총은 조합원의 생계는 뒷전이고 정치적으로만 움직였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노총은 말로는 수평적 관계라고 하지만 상명하복에 1% 집행부의 뜻대로만 움직였다”며 “(동원돼서) 여의도 집회에 다녀온 뒤 조합원들끼리 이야기하다 보면 ‘이 길은 아니지 않느냐’는 말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상급단체로서는 정권 타도나 복수노조,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 문제 등이 중요할 수 있겠지만 조합원들은 고용과 임금 인상이 제일 중요하다”며 “회사도 많이 어려운 상황에서 (노사가) 한마음 한뜻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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