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의원, 1억6000만원 받은 혐의 영장

  • 입력 2009년 3월 25일 02시 57분


“떳떳함 밝히고 헤쳐갈것” 결백 주장 하루만에…

2003년 썬앤문 1억 불거졌을땐
“10만원도 안받았다” 부인하다
“용기 부족해 고백 못해” 말바꿔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2003년 말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부터 이번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 사건까지 6차례 검찰 또는 특별검사팀의 소환조사를 받았다. 그는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혐의를 부인했지만 수사 결과 혐의 사실이 확인된 뒤에는 말을 바꿨다.



이번 ‘박연차 리스트’와 관련해 이 의원은 23일 ‘전 억울하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아무래도 재판이 불가피해 보인다. 재판 과정에서 떳떳함을 밝혀야 할 것 같다”며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도 글을 띄워 “지역주민들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확인시켜 드리기 위해서라도 제 결백이 확인되는 그 순간까지 날카로운 이성으로 잘 헤쳐 나가려고 한다. 분명히 결백을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2003년 10월 대통령국정상황실장이던 이 의원은 2002년 대통령선거 직전 ‘썬앤문’에서 불법 정치자금 1억5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자 “전혀 사실이 아니다. 10만 원이든, 100만 원이든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수사 결과 혐의가 확인되자 “문제가 됐을 때 고백을 하려 했으나 용기가 부족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대통령께 누를 끼친 것이 송구스럽다”고 말을 바꿨다.

2005년 4월 한국철도공사의 러시아 사할린 유전사업 투자 의혹 사건에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았을 때도 그는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모진 시련이 닥쳐도 견뎌내고 당당히 서겠다”는 성명을 냈다. 그는 “내가 대통령 측근이 아니라면 이런 일까지 당하겠느냐. 운명으로 받아들이겠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특검은 수사 결과 “이 의원을 의심할 만한 정황은 인정되나 형사책임을 묻기에는 부족하다”고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S해운으로부터 부인을 통해 10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그는 “S해운이라는 회사 자체를 모른다. 내가 모르는 사람인데 집사람에게 돈을 주고 청탁한다는 게 납득이 안 된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이 벌금 300만 원의 약식기소를 하자 “지역구민으로부터 선출되지 않았다면 공직을 그만두고 싶은 심정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 상처투성이로 공직을 수행해 나간다는 게 인간적으로 힘들고 회의도 든다”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