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순 처갓집 불, 플라스틱이 녹아 타는 모습”

  • 입력 2009년 3월 24일 03시 04분


연쇄살인사건 피의자 강호순 씨(39)에 대한 5차 공판이 23일 경기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열렸다.

강 씨가 불을 질러 네 번째 부인과 장모를 살해한 혐의에 대해 세 번째 심리를 진행한 재판부는 화재 당시 출동했던 소방관 2명으로부터 화재진압 상황에 대해 청취했다.

소방관들은 “현관문을 강제로 열고 물을 분사해 대부분의 불을 껐으나 거실의 바닥에 지름 30∼40cm 크기의 불이 꺼지지 않아 이불과 옷가지를 덮어 진화했다”며 “당시 불의 모습은 플라스틱 등 고체가 액체로 변한 상태에서 타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고 진술했다.

이 같은 증언은 ‘밥상 위에 피워 놓은 모기향으로 인해 불이 난 것 같다’는 강 씨의 진술보다 ‘플라스틱 통에 인화성 물질을 넣어 방화했다’는 검찰 측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주목된다.

또 소방관들은 “화재현장에 도착했을 때 강 씨가 ‘집안에 아내와 장모가 있다’고 도움을 요청했다”며 “당시 강 씨의 호흡은 정상적인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이 증언은 화재 당시 연기에 질식돼 5∼10초간 정신을 잃었다는 강 씨의 진술과 배치되는 것이다.

안산=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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