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남산 활터 ‘석호정’ 운영주체 변경 진통

  • 입력 2009년 2월 6일 02시 58분


서울시 “이용객 늘려야” 궁도協 “수익사업 안돼”

“370년 역사를 가진 전통 국궁 시설을 수익 사업장으로 바꾸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대한궁도협회 소속 석호정)

“몇몇 동호인들을 위한 장소가 아니라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손쉽게 들를 수 있는 활터가 되어야 한다.”(서울시)

조선시대인 1630년대에 세워진 서울 남산공원 내 활터인 ‘석호정(石虎亭)’의 운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법적 다툼으로 번졌다.

1972년 이후 30여 년간 서울시로부터 석호정을 위탁 관리해온 석호정 측은 지난해 12월 서울시가 공개 입찰을 통해 다른 단체를 관리 업체로 낙찰한 것에 대해 3일 서울행정법원에 ‘낙찰처분 취소소송’을 냈다. 또 오세훈 서울시장 앞으로 진정서를 제출한 데 이어 4일에는 입찰 관계자 3명을 서울중부경찰서에 ‘입찰방해죄’로 고발했다.

석호정 관계자는 “한국 양궁이 처음 시작된 석호정은 문화적 역사적 특수성을 갖고 있다”며 “오랜 역사를 지닌 활터가 1000원을 내면 화살 5개를 쏠 수 있는 수익사업장으로 바뀌는 것은 일종의 문화말살”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석호정을 이용하는 동호인은 70명도 되지 않는다”며 “남산처럼 훌륭한 공간을 몇 십 명이 독점해서 사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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