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돈 225억 횡령 은행지점장 자살

  • 입력 2009년 1월 10일 03시 04분


고객 돈을 빼돌려 주식 등에 투자하다가 170억 원의 손실을 낸 시중은행 지점장이 본점의 조사를 받게 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한 시중은행의 강원지역 지점장인 K(48) 씨가 고객이 맡긴 돈 440억 원 중 225억 원을 빼돌려 주식과 펀드에 투자했다가 본점의 특별 검사가 시작되자 지난해 말 자살했다.

해당 은행에 따르면 K 씨는 고객이 맡긴 돈이 입금된 것처럼 가짜 통장을 만드는 방식으로 입금액의 일부를 빼돌렸다. 고객은 가짜 통장만 믿고 돈이 빠져나간 사실을 알지 못했다.

K 씨는 이렇게 빼돌린 돈으로 주식 펀드 등에 투자했다가 주가 하락으로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은행 측은 추정하고 있다. 그는 고객 돈의 일부로 기부금까지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은행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 경위와 사용처를 조사 중이며 현재까지 파악한 손실 규모는 170억 원 정도”라며 “유용한 금액을 추적해 환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금융회사 내부 통제에 구멍이 뚫린 사건이 발생하자 금융권과 금융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정확한 경위를 보고받은 뒤 추가 검사에 나설지 결정할 방침이다. 또 지난해 증시 폭락과 펀드 수익률 하락으로 이와 유사한 사건이 더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은행 등 금융권에 내부 통제 강화도 지시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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