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언어영역/2009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 분석

  • 입력 2008년 12월 1일 02시 59분


《2009 수능 언어 영역의 특징은 지문을 읽을 때는 힘들었지만 정답은 분명히 나오는 시험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의 유형이나 지문과 문제의 길이, 제재별 비중(문항 수, 배점) 등 전반적인 시험의 구성은 최근의 경향을 대체로 유지해 2008 수능이나 9월 모의평가와 큰 차이가 없었다. 교과서와 교육방송(EBS) 교재에서 공통적으로 다룬 글이 지문으로 채택되고, 기출 유형을 반영하되 조금씩 변형한 문제가 더러 눈에 띄었다. 2008 수능에 이어 2009 수능에서도 극문학(시나리오)이 출제된 것이 특이했으며,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박씨전’, ‘님의 침묵’ 등 문학작품 상당수가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서 공부한 작품이었다.

이만기 엑스터디 언어영역 강사》

제재별 난이도를 살펴보면, 듣기 평가가 기존 시험보다 약간 어려웠고, 쓰기와 문학은 평이했다. 비문학은 문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려웠지만 두 차례에 걸쳐 실시된 모의평가보다는 쉬웠다.

이번 시험의 난도는 지난해 수능보다 쉽거나 비슷한 편이었고, 9월 모의평가보다는 쉬웠다. 중상위권 학생의 경우, 지문이나 문제 길이가 짧아 시간이 부족하지 않은 데다가 정답으로 착각할 만한 답지가 별로 없어 문제 풀이가 수월했을 것이다.

▤ 어휘·어법

어휘·어법 문항은 6문항 11점으로, 2008 수능과 유사했다. ‘인칭 대명사의 특성 파악, 유의어, 첩어의 의미 효과 추리 등을 출제했는데, 문제의 난도도 평이한 편이었다. 지문과 연계된 어휘 문항들은 비문학에 치중되어 있었다.

▤ 듣기

10분에 걸쳐 5문제를 풀게 한 듣기 평가는 기존의 경향과 달리 약간 어려웠다. 3번은 선생님의 지적 사항으로 미루어 해당 설문 문항을 찾는 문제로, 정확하고 꼼꼼한 듣기를 통해 각 답지의 부합 여부를 잘 판단해야 풀 수 있는 문항이었다. 4, 5번은 세트 문항으로, 두 문항 모두 내용을 꼼꼼히 들어야 정답을 찾을 수 있는 문제였다. 한 문제에만 집중했다간 다른 문제를 놓칠 위험이 있었다. 하지만 정답률은 비교적 높았다.

▤ 쓰기

6∼12번에 출제되는 쓰기, 어휘·어법 단독 문항은 기출 문제보다 약간 단순하게 출제된 것이 특징이다. 고쳐 쓰기(9번)와 표현하기(10번)를 묶어 세트로 출제한 것이 특이했다. 6번에서는 그림을 이용한 문제가 다시 등장하였으며, 문제들은 대체로 평이하였다. 6번은 그림과 수식을 통해 연상한 내용의 적절성을 묻는 문제였다. 9, 10번은 제안서의 초고를 보고 고쳐 쓰기와 표현하기 두 문제를 해결하게끔 세트로 구성한 점이 눈에 띄었다. 쓰기 영역에서 세트 문항이 출제된 것은 2002 수능 이후 처음이다.

▤ 비문학

읽기(비문학) 영역의 지문은 독해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다만 예술과 기술 지문은 문제를 해석하기 까다로운 내용이 일부 있어서 약간 어려웠다. 과학에서는 지문에서 다룬 내용을 바탕으로 자료를 해석하는 문제가 세트 형식으로 출제되었다.

■ 인문 [40∼42]: 집단 수준의 인과의 필연성에 관한 상이한 관점을 설명한 글을 다뤘다. 지문의 길이가 짧고 독해하는 데 어렵지 않았으며, 문제도 평이했다.

■ 사회 [24∼27]: 창조 도시의 근본 동력과 환경에 관해 조명한 글을 출제하였는데, 대체로 평이한 문항들로 이루어졌다.

■ 과학 [34∼36]: 공룡 발자국 화석에 관한 연구와 의미를 소개한 글을 선정했다. 35, 36번은 작은 세트 문항 형식으로 출제했는데, 읽기 영역에서 작은 세트 문항이 출제된 것은 2005 수능(고전 소설 세트) 이후 처음이다. 지문 내용을 바탕으로 적용하는 문제인 36번은 문제 풀이에 다소 시간이 걸렸다.

■ 기술 [43∼46]: 동영상 압축 기술의 원리를 설명한 글을 지문으로 다뤘다. 지문 내용을 구체적인 상황에 적용하는 45번 문제 정도가 까다로웠다.

■ 언어 [13∼15]: 지금까지는 문법을 다룬 지문이 주로 나왔는데, 이번 시험에서는 옛 문헌에 쓰인 부호의 종류와 기능을 설명한 글을 선정해 6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지문 선정 경향을 보였다. 문제는 지문 내용만 정확히 이해하면 쉽게 풀 수 있었다. 그러나 의외로 수험생들이 옛 부호를 현대의 어휘 용례사전에 적용하는 15번 문제에서 애를 먹었다.

■ 예술 [16∼19]: 각 시대의 음악 양식에 적용된 반복의 다양한 양상을 제시한 글을 출제했다. 악보의 짜임을 도표 형식으로 제시한 17번, 지문의 내용을 <보기>와 관련해 이해하는 18번, 첩어를 물었던 19번 문제를 수험생들은 어려워했다.

▤ 문학

문학 영역에서는 낯선 작품과 낯익은 작품을 골고루 선정했다. 또한 현대시와 고전시가를 장르 복합 지문으로 극문학을 출제하였다. 문학 영역에서 선정된 낯선 문학 작품은 장르 복합 지문에 출제된 ‘나뭇잎 하나’(김광규) 정도였다.

■ 장르 복합 [28∼33]: 현대시 두 편과 고전 시가 한 작품을 엮어 여섯 문항을 출제했다. ‘나뭇잎 하나’가 생소했지만 쉽게 이해할 수 있어 문제가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하지만 현대시에서 공통점을 물었던 28번 문항은 수험생들이 상당히 어려워했다.

■ 극 [37∼39]: 2008 수능에 이어 2009 수능에서도 이례적으로 극문학(시나리오)을 선정하였다. 38번 정도가 약간 까다로웠다.

■ 현대 소설 [20∼23]: 인물들의 서로 다른 특성이 나타나는 대목을 선정해 내용 이해 및 문제 풀이가 용이하였다. 적용 문제인 23번 정도가 약간 어려웠다.

■ 고전 소설 [47∼50]: 여성 영웅 소설인 ‘박씨전’을 선정했다. 지문은 익숙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대목이어서 추리문제인 47번, 문장의 함의를 찾는 48번 문항에서 다소 어려움을 겪는 수험생이 있었다.

▤ EBS 교재 반영 정도

문학에서는 EBS 방송 교재에 실린 작품이 여럿 있었다. 다만 생소한 작품인 현대시 ‘나뭇잎 하나’(김광규)는 EBS 방송 교재나 문학 교과서 모두에 수록되지 않은 작품이었다.

▤ 신유형·고난도·특이 문항 분석

[듣기 3번] 문제 구성은 단순해도 들은 내용을 이해해 문제에 적용하는 과정이 어려웠다. 대화에서 지적한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는 답지를 찾아야 하는데, 출제 의도를 명확히 이해 못한 학생은 문제 풀이에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3. (물음) 선생님이 지적한 설문 문항이 아닌 것은?

① 일상생활에서 컴퓨터 활용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까?

② 인터넷 자료를 사용하려면 이용 가격은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합니까?

③ 당신은 악성 유언비어를 인터넷상에 유포하는 행위를 한 적이 있습니까?

④ 인터넷 자료를 이용하여 숙제를 하거나, 악성 댓글을 쓰는 것이 비도덕적이라고 생각합니까?

⑤ 저작권이 있는 음악을 누구나 내려 받도록 개인 블로그에 올리는 행위가 정당하다고 생각합니까?」

[기술 45번] 동영상 압축 기술의 원리를 설명한 글을 읽고, 여기에 제시된 개념과 원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구체적 상황에 적용하는 문제이다. 글 내용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함께 <보기>로 제시된 자료에 대해서도 잘 이해해야 정답을 찾을 수 있는 문제라 해결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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