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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1월 7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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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재 지지대로 버텨… 자손 번식 성공 그나마 위안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상판리 법주사 입구에 있는 ‘정이품송(正二品松·천연기념물 103호)’.
수령 600∼800년(추정)으로 사람 나이로 치면 100세를 훌쩍 넘긴 정이품송의 장자목(長子木)이 지난달 공개됐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2001년 ‘정이품송 혈통 보존을 위한 혼례식’을 통해 키워낸 58그루로, 부계(父系)에 의한 나무 혈통 보존 사례로는 세계 처음이다.
자손 번식에 성공해 정통성과 명성을 이어가게 됐지만 ‘아버지’ 정이품송은 현재 지지대에 의지해 힘겨운 여생을 보내고 있다.
높이 16m, 나무 둘레(지상 1m에서 잰 것) 4.7m인 정이품송은 조선조 7대 임금인 세조(1455∼1468년 재위)가 탄 가마가 무사히 통과하도록 가지를 들어올려 벼슬을 받았다는 전설과 원추형 대칭으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아왔다. 1962년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 솔잎혹파리에 감염되면서 수세(樹勢)가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1993년 2월에는 강풍으로 6.5m짜리 서쪽 가지가 부러지고, 2004년 3월에는 폭설로 남쪽 가지가 부러지는 등 4차례 강풍과 폭설로 가지들이 부러졌다.
보은군 문화관광과 정유훈 학예사는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내년부터 뿌리 활력 증진, 죽은 가지 잘라내기, 주변에 방풍림 조성 등 정이품송 보존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은=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