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원주 주한미군 2사단 아파치헬기부대를 가다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10월 27일 02시 58분


강원 원주시의 미군기지인 캠프 이글 내 대형 격납고에 정렬된 아파치 공격헬기들. 아파치 헬기는 한반도 유사시 북한군의 대규모 기갑전력을 최전선에서 상대하는 주한미군의 핵심 전력이다. 원주=윤상호 기자
강원 원주시의 미군기지인 캠프 이글 내 대형 격납고에 정렬된 아파치 공격헬기들. 아파치 헬기는 한반도 유사시 북한군의 대규모 기갑전력을 최전선에서 상대하는 주한미군의 핵심 전력이다. 원주=윤상호 기자
2개대대 한번 뜨면 적전차 760대 격파

2004년말 최신예 AH-64D 기종으로 교체

“美육군 통틀어 최고수준 조종사 보유” 자랑


“숱한 실전에서 공격력이 검증된 아파치 헬기만 있으면 북한군의 어떤 도발도 초기에 궤멸시킬 수 있습니다.”

24일 강원 원주시 주한미군 2사단의 제2항공전투여단 주둔지인 캠프 이글.

코리 멘덴홀 미 육군 중령은 헬기장에 정렬된 아파치 공격헬기들을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주한미군의 아파치헬기 2개 대대(40여대) 가운데 1개를 지휘하는 대대장이다.

주한미군은 2004년 말 구형 아파치헬기(AH-64A)를 첨단사격통제레이더가 탑재된 최신기종(AH-64D)으로 교체했다.

부대 측은 이날 동아일보 취재진에게 현존 최강의 공격 헬기인 아파치를 비롯해 기지 내부를 공개했다. 주한미군의 핵심 전력인 아파치 부대가 이처럼 언론에 상세히 소개된 것은 이례적이다.

엄격한 신분 확인 후 부대 정문을 지나 도착한 지휘부 건물 앞에는 태극기와 성조기, 부대기가 나란히 게양돼 있었다. 약 75만 m²의 기지 내부는 아파치 헬기를 위한 대형 격납고와 정비시설, 헬기장, 숙영시설 등으로 이뤄졌다.

부대 측은 1시간 동안 브리핑을 통해 아파치 헬기의 성능과 주요 탑재장비, 임무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아파치 헬기는 ‘탱크 킬러’로 불릴 만큼 적 지상군에게는 공포의 존재다. 동체 앞에 장착된 전방적외선감시장비(FLIR)는 밤에도 지상의 표적들을 대낮처럼 훤하게 식별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실제 이라크전 당시 아파치 헬기가 나타나면 이라크군들이 전차를 포기하고 달아났다는 일화가 있다.

부대 측은 내년 말까지 해상도가 뛰어난 차세대 FLIR를 모든 아파치 헬기에 장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 날개 위에 장착된 사격통제레이더(FCS)는 전방 50km² 내의 표적을 최대 256개까지 추적해 피아를 식별한 뒤 그 종류까지 파악할 수 있다.

아파치의 위력은 화력에서 더 돋보인다.

최대 16발을 탑재하는 헬파이어 미사일은 레이저로 정밀 유도해 8km 밖의 적 전차를 파괴할 수 있다. 이 미사일로 무장한 아파치 1개 대대는 한 번 출격으로 380여 대의 적 전차를 격파할 수 있다.

부대 관계자는 “76발의 70mm 로켓과 1200발의 30mm 기관포도 탑재해 현존 공격헬기 중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부대 측은 아파치 헬기가 야간 실전에서 적 전차와 차량들을 격파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보여줬다.

브리핑 뒤 방문한 실내축구장 크기의 대형 격납고에는 아파치 헬기 10여 대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일부 기체는 야간훈련을 위해 견인차량에 이끌려 격납고 밖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주한미군의 아파치부대는 강도 높은 훈련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전천후 임무 수행을 위해 한반도의 험준한 산악지형에서 적의 기습을 상정한 야간전술 비행연습도 자주 한다. 주한미군 아파치 조종사들의 실력은 미 육군을 통틀어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안내를 맡은 데이나 레스닉 소령도 10여 년간 2000시간이 넘는 비행기록을 갖고 있다. 이라크전에도 참전한 그는 “비행 도중 적의 지상 공격을 받았지만 교전규칙에 따라 차분히 대응해 별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유사시 북한군 기갑전력을 격퇴하고 남침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아파치 헬기가 주한미군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아파치의 이런 능력 때문에 한국 국방부도 노후한 육군 코브라 공격헬기를 대체하기 위해 중고 아파치 헬기를 도입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부대 측은 “주한미군의 아파치 전력은 세계 정상 수준이고 오늘 밤이라도 당장 출격할 태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원주=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