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영입 외국인 교수 돌연 귀국

  • 입력 2008년 10월 14일 03시 00분


수업 시작한지 한달도 안돼

“건강 나빠지고 적응 힘들어”

최근 서울대에 채용된 외국인 교수 한 명이 학기 도중 본국으로 돌아가 버리는 바람에 결강 사태를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서울대에 따르면 올해 2학기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로 임용된 미국인 A(47·여) 씨가 지난달 말 아무런 말도 없이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는 16세기 서양 미술을 성사회학 관점에서 해석해 학계의 관심을 끌었으며, 8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정년(테뉴어)까지 보장받았다. 서울대 관계자는 “A 씨가 테뉴어를 받지 않더라도 서울대에서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힐 정도로 적극적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수업을 시작한 지 한 달을 채 넘기지 못하고 돌연 귀국했으며, 뒤늦게 이를 안 서울대 측이 복귀할 것을 설득했다. 이에 A 씨는 “건강이 악화돼 체중이 줄고, 한국 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외로웠다”는 요지의 e메일 답신을 보내 사실상 사임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그가 맡았던 ‘르네상스와 바로크 미술’ 수업은 일주일 동안 결강됐으며, 시간강사를 급히 구해 수업을 맡기는 촌극이 빚어졌다. 인문대 관계자는 “신임 외국인 교수 5명을 위해 영어실력이 뛰어난 조교를 붙여주는 등 나름대로 신경을 썼는데 A 씨의 무책임한 행동에 당황했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올해 8월 22명의 외국인 교수를 대거 임용하는 등 현재까지 70여 명의 외국인 교수를 채용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