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MBA]성공을 향한 초강력 모험… 한국형MBA에 도전한다

  • 입력 2008년 10월 7일 05시 21분


실용·실무·실전형 MBA 택한 3人

《예전에는 경영전문대학원(MBA)이라고 하면 외국 유학을 떠올렸지만 국내 대학에도 MBA가 속속 개설되면서 ‘한국형 MBA’에서 길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 MBA 과정이 점차 다양해지고 수준도 높아지면서 자신의 경력이나 지향점에 꼭 맞는 국내 MBA를 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MBA는 학문 위주의 일반 대학원과 달리 실무에 곧바로 쓸 수 있는 고강도 교육이 이뤄져 학업 강도가 ‘살인적’이다. 그런데도 MBA를 뚫은 이들의 한결같은 반응은 “정말 재미있다”는 것. 국내 MBA를 다니거나 졸업한 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MBA의 세계를 들여다보자. 》

○ 두려움 떨치고 준비하면 통한다

올해 3월 성균관대 Asia MBA에 입학한 고기모(34) 씨는 음반 제작 분야에서만 10년을 일한 ‘실무형’이다.

“보통 10년 정도 일하다가 다시 공부를 시작하기란 쉽지 않죠. 하지만 요즘 문화 산업, 특히 음악 산업이 어렵다 보니 취약한 산업 기반에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보자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고 씨는 지난해 하반기에 ‘공부를 해보자’고 결심하고 각 대학의 MBA 과정을 탐색했다.

음반은 물론 전반적인 문화 산업을 배우고 싶었던 그에게 아시아 마켓에 초점을 맞춘 Asia MBA가 제격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입학 전형을 통과할 수 있을지에 대한 막막함. 여느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영어 공부와 거리를 둔 지 오래이다 보니 공인 영어성적도 없었던 것. 먼저 석 달 동안 영어 시험에 매달려서 토플 성적을 확보했다.

다음 난관은 학업계획에 대한 영어 인터뷰. 그는 “영어 인터뷰가 두려울 정도로 자신이 없었지만 일단 영어 학원에 등록했다”며 “인터뷰 집중 강의를 통해 단기간에 준비했다”고 말했다.

합격 통보를 받은 순간 또 걱정스러운 것은 생소한 경영학을 영어로 배워야 한다는 것. 고 씨는 경영학에 대한 배경 지식이 있으면 좀 더 수월하겠다는 판단에 따라 학부 수준에서 볼 수 있는 국내 경영학 개론 서적들을 분야별로 일독했다.

Asia MBA가 1년 반 과정으로 좀 더 빡빡하다 보니 고 씨는 입학식 이전인 1월부터 학교에 나와 방학도 없이 공부에 매달렸다. 그는 “처음에는 걱정투성이였지만 일단 준비를 하고 부딪치면 충분히 할 수 있다”며 “다양한 경험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한데 모여 케이스 위주로 공부를 해보니 굉장히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하는 것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MBA를 꿈꾸면서도 자신이 없어 망설이는 이들에게 고 씨는 ‘도전하면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역할 모델인 셈이다.

○ 실무와 학문 병행할 수 있어

지난해 서강대 MBA 과정을 시작한 어지연(36·여) 씨는 아카데믹 트랙을 통해 ‘실무’와 ‘학문’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다. 아카데믹 트랙이 실무형 트랙에 논문 학기를 추가한 형태로 일반 대학원과 MBA의 장점을 합친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어 씨는 대학에서 영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영화 관련 업종을 택했다. 1995년부터 유명 영화사에서 제작과 홍보 등의 업무를 해왔고, 10년차에 접어들 무렵 신생 영화사로 둥지를 옮겨 영화 마케팅 등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

어 씨는 현업을 유지한 채 실무 교육을 받으면서 현재 논문까지 쓰고 있다.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지경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쌓이는 식견에 보람이 더 크다.

그는 특히 실무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에게 MBA가 얼마나 유용한지를 강조했다.

“어느 정도 실무 경험이 있어야 케이스 스터디를 할 때 내용도 풍부하고 또 스스로 궁금해지는 분야도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일하면서 이걸 어떻게 써먹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공부를 하면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달라지거든요.”

어 씨는 영화의 창조적인 면, 예술적인 면뿐만 아니라 MBA를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이나 선진적인 마케팅 시스템 등을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 MBA를 통해 ‘준비된’ 인재로

지난달 한국산업정책연구원 지속경영본부에 입사한 손희연(25·여) 씨는 사회인으로는 ‘어린’ 나이지만 이미 MBA 과정까지 마친 준비된 인재다.

손 씨는 2006년 항공대 경영학과를 졸업하면서 지도 교수의 소개로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의 글로벌리더십 MBA에 들어갔다. 이 과정은 2년으로 짜여 있지만 2학년 때는 인턴십 또는 해외 교환학생 과정을 밟도록 돼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1학년 동안 4학기 과정을 끝내야 하는 쉽지 않은 코스다. 그렇다 보니 1학년 때는 친구들을 거의 만나지 못할 정도로 정신없이 공부를 해야 했다. 학교에서 밤을 새우는 일도 허다했다.

“필수 과목이 워낙 많아서 공부할 양이 엄청났어요. 하지만 8명의 동기와 토론도 하고 케이스 스터디도 하면서 흥미진진하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학부 전공이 경영학이다 보니 아무래도 조금 도움이 되기도 했고요.”

손 씨는 1학년 여름방학 때는 ‘아름다운 재단’에서 인턴으로 일을 했고, 2학년 때는 프랑스 EDHEC MBA에서 한 학기 동안 교환학생으로 공부했다. 평소 지속가능경영이라는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손 씨는 MBA에서 배운 내용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지금의 직장을 선택했다. 입사 이전에는 한 기업체의 전략컨설팅 프로젝트를 맡아 6개월간 일을 했다.

손 씨는 “아직 입사한 지 한 달 정도밖에 안 돼서 모든 것을 또 배우는 중”이라면서도 “MBA 자체가 실무 중심의 교육이 이뤄질 뿐만 아니라 인턴이나 교환학생을 통해 다양한 상황을 체득할 수 있기 때문에 사회생활에 큰 자산이 된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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