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개인파산 늘고 이혼 줄어

  • 입력 2008년 9월 8일 02시 55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지난해 개인 파산이 크게 늘어난 반면 개인회생 신청자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대법원이 발간한 ‘2008년판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도산사건은 35만9596건으로 전년보다 15.7% 늘었다. 2003년 3856건이던 개인 파산이 매년 큰 폭으로 늘어 지난해 15만4039건으로 뛴 데다 면책(갚지 못한 빚의 책임 면제) 사건 또한 급증했기 때문이다.

반면 개인회생제도의 신청 건수는 지난해 5만1416건으로 전년보다 8.5% 감소했다.

개인회생제도는 재정 파탄에 처한 사람이 법원의 조정을 통해 무거운 빚을 경감받은 뒤 3∼5년 동안 갚아 나가는 제도로, 신청 건수의 감소는 빚을 갚을 의지와 능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이혼은 줄어드는 반면 혼인은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0년간 이혼 건수 추이를 보면 2003년(17만2822건) 정점을 이룬 뒤 매년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는 12만4225건으로 집계됐다. 4년 사이 28.1% 감소한 수치다.

법원 측은 “이혼에 대한 사회 경각심이 높아졌고 협의기간을 의무화한 이혼숙려제도를 시범 도입한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혼인 건수는 계속 줄어들다 2004년(31만4529건) 바닥을 찍고 매년 증가해 지난해 34만8229쌍이 법적인 혼인 관계를 맺었다.

지난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전체 사건은 1831만여 건으로 전년보다 2.9% 줄었다. 그러나 최종심인 대법원의 사건 처리 건수는 전년 대비 17.4% 증가한 2만7017건. 대법관(13명) 1인당 연간 약 2030건의 사건을 맡았다.

9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된 미국 연방대법원이 연간 90건(1인당 10건) 안팎을 처리하는 것과 비교하면 한국 대법관은 미국보다 1인당 200배가 넘는 사건을 담당하는 셈이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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