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서비스 종사자 최저임금도 못번다

  • 입력 2008년 7월 10일 03시 00분


가정봉사원 한달 58만원… 장애인 도우미는 43만원

양재순(45·여·서울 서초구 서초동) 씨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 가정을 방문해 목욕, 병원 동행, 가사업무를 돕는 노인돌보미로 일하고 있다. 일주일에 5일, 하루 6시간 이상 일한다.

양 씨가 한 달에 버는 금액은 50만 원 정도. 그는 “엉덩이를 붙일 시간도 없을 정도로 일하는데 보상은 너무 적다”고 말했다.

고령화 추세 등으로 노인돌보미, 장애인활동보조인, 가정봉사원, 산모·신생아 도우미, 간병방문 도우미 등 사회서비스 종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 이런 직종에 지원하는 젊은이가 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처우는 매우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9일 김형용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사회서비스 산업 인력 및 훈련수요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서비스(돌봄 서비스 중심) 종사인력의 평균 월급은 57만1000원으로 법정 최저임금(64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7년 11월 1∼30일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등 전국 327개 돌봄서비스 공급기관과 이곳에서 종사하는 서비스인력 1만28명의 근무조건을 조사한 결과다.

사회서비스 인력 총취업자는 2006년 80만7000명에서 2010년 89만 명으로 늘어나 2015년에는 1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월평균 임금은 지역자활센터 소속 간병사가 70만 원으로 상대적으로 높았고 노인돌보미(60만2000원), 가정봉사원(58만4000원), 장애인 도우미(43만8000원) 등이 뒤를 이었다. 월평균 근무일수는 19.2일, 주 평균 근무시간은 35시간이었다.

또 서비스 종사자의 82.9%는 국민연금, 건강보험, 산재보험, 고용보험 등 4대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산모·신생아 도우미의 보험 적용률은 3.7%에 그쳤다. 72%는 1년 이하 단기 고용 상태로 고용보장이 어려웠다.

성별로 보면 여성 종사자가 92.0%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연령별로는 40대가 39.3%, 50대가 36.9%였다.

학력별로 보면 2006년 전체 사회서비스 종사자 80만7000명 중에서 전문대졸 5272명, 대졸 750명, 대학원졸 125명으로 전문대졸 이상이 6147명이었다.

김 교수는 “남성 인력이 적은 것은 가정의 주 소득원의 직업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며 “질 좋은 서비스를 위해 처우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서비스 종사자들이 꼽은 근로조건의 문제점은 ‘저임금’(57.3%)이 가장 많았고 ‘고용불안’(15.6%), ‘직무스트레스’(11.2%), ‘복리후생’(5.9%) 등이 뒤를 이었다.

김 교수는 “향후 사회서비스에 대한 인력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관련 종사자에 대한 근로 조건, 처우 등을 향상해야 고령화 등의 문제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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