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서울 광장서 ‘철야 구국기도회’, 촛불과 충돌 우려

  • 입력 2008년 6월 9일 18시 46분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국민대책회의)'와 보수단체들이 10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각기 행사를 갖기로 해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국민대책회의는 '6·10 항쟁' 21주년 기념일을 맞아 10일 서울광장 등 전국에서 동시 다발 대규모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다.

경찰은 이들이 오후 7시부터 2시간 여 동안 서울광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이명박 대통령 퇴진' '지난달 25일 분신한 고 이병렬 씨 추모' 등의 내용을 담은 촛불집회를 연 뒤 가두행진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대책회의는 전국에서 최대 100만 명이 참가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경찰은 참가 규모를 14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맞서 보수 시민단체인 뉴라이트전국연합과 국민행동본부도 10일 오후 3시부터 서울 광장에서 최대 3만 명이 참가하는 '법 질서 수호·FTA 비준 촉구 국민대회(국민대회)'를 열 계획이다.

국민대회는 오후 6시에 끝날 예정이지만 상당수의 참석자들이 곧바로 이어질 목회자 중심의 '철야 구국 기도회'에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집회 장소를 놓고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이 충돌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에서 각각 수만 명이 참석하기 때문에 집회 참가자들을 통제하는 게 쉽지 않다"며 "일부 집회 참석자들의 행동이 거칠어지고 있어 대형 충돌이 벌어지면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당초 경찰에서는 뉴라이트전국연합과 국민행동본부 측에 촛불집회 참석자들과의 충돌을 우려해 다른 장소에서 집회를 열 것을 권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은 "합법적인 집회 신고를 통해 허가를 받은 집회이기 때문에 장소를 바꿀 생각이 없다"며 "국민대회 참석자들에게도 충돌 없는 집회를 하자고 계속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10일 집회에서도 과격한 행동을 보이는 시위대원에 대해서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또 서울광장에서 보수진영과 진보진영 간의 충돌을 막기 위해 이들 사이에 경력을 배치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이세형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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