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꿈은 이뤄진다<하>

  • 입력 2008년 6월 9일 03시 01분


‘토종 영어’ 불가능은 없다

해외연수도 유학도 가본적 없는 中1여학생 민경이

‘난 할수있어’ 2년간 노력, 마침내 iBT 111점 ★달성

꿈은 이루어집니다. 확고한 목표와 흔들리지 않는 실천의지가 있다면 말입니다. 어려움을 딛고 일어나 불가능해 보이던 꿈을 이루고만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민경과의 첫 만남

2005년 12월. 당시 새로 문을 열게 된 영재사관학원 정자캠퍼스에서 김민경이란 여학생을 처음 만났다. 이른바 ‘민족사관고 대비반’(민사반)에 들어온 민경이는 예비 중1치곤 키가 크고 아주 마른 학생이었다. 민사반에서 공부하려면 체력이 중요할 터인데, 민경이의 비쩍 마른 모습은 안타깝게 보였다.

민경이는 민사고에 꼭 가고야 말겠다는 강한 목적의식을 갖고 있진 않았다. 막연하게 ‘그냥 가면 좋지요’ 하는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정도 마음가짐으로 민사반의 ‘가혹한’ 프로그램을 이겨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민경의 중1 과정

민사반에는 공부에 대한 열의가 넘치는 똑똑한 학생이 많다. 그런 학생들도 십중팔구 골머리를 앓는 대목이 바로 영어다. 중1 때 시작을 해서 높은 영어공인시험 점수를 받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 학생이 모의 iBT 시험을 보면 40∼50점대였다.

민경이 역시 1학년 때는 높은 점수가 나오지 않았다.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해 독해 영역은 어느 정도 성과를 올릴 수 있었지만 말하기 영역은 좀처럼 점수가 오르지 않았다. 민경이가 내신은 우수해 그나마 다행이었다. 민경이는 경기 조원중에서 꾸준히 전교 1등을 했다. 민사고 입시에서 4가지 중요한 조건이라고 하는 내신, 국어, 영어, 수학능력 중 내신점수는 확실히 확보했다.

○민경의 중2 과정

1년간 민경이는 누구보다 성실하게 공부했다. 학원에서 진행하는 독서노트, 배경지식 공부 외에도 어학원인 예스영어사관에서 내주는 엄청난 분량의 숙제를 100% 해 왔다. 적지 않은 학생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숙제를 완수하지 못한다.

중2가 되자 민경이의 고민은 한층 무거워졌다. 영어와 국어에서 어떻게든 공인점수를 확보해 놓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밀려온 것이다. 요즘 민사고에 진학하려고 하는 학생들을 살펴보면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다. 초등학생 때 캐나다 미국 영국 같은 영어권 나라에 다녀온 학생이 대다수다.

민경이와 같은 반에서 공부하는 학생 중에는 영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던 학생이 있는데, 그 학생은 민사반에 들어온 뒤 1, 2개월 iBT 공부를 하고서는 곧바로 105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 학생은 특히 민경이가 평소 부족한 말하기와 쓰기 영역에서 거의 만점을 받은 것이다.

영어 연수는커녕 외국에 가본 적도 없는 민경이. 하지만 민경이는 자신의 페이스를 잃지 않고 공부를 계속했다.

“민경아, 너 (국제)공항도 한 번 구경해 보지 못했지?”(필자)

“아니요. 제주도에 갈 때 공항에 한 번 가봤어요.”(민경)

나는 ‘외국에 단 한번도 나가보지 않은 학생이 톱클래스의 영어성적을 받을 수 있을까’는 회의감을 갖고 있었다.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었다. 일단 국어공인시험점수부터 확실하게 확보해 놓자는 쪽으로 전략을 짰다. 그러면 영어 공부를 할 시간이 더 많아질 것이니 말이다.

민경이는 국어능력인증시험에서 3급을 받았다. 지난해 민사고 합격생의 국어능력인증시험 성적 평균이 3급이므로 일단 안심이 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영어와 수학이었다.

○민경의 중3 과정

민경이는 중2 겨울방학이 되자 iBT 시험에서 105점을 받았다. 결과를 분석해 보니, 역시 말하기와 쓰기 영역에서 점수가 부족했다. 다른 영역에선 거의 만점을 받았지만 말이다.

원어민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적었던 민경이는 이후 원어민과의 토론시간을 늘렸고, 이내 iBT 성적은 111점으로 올랐다. 중학생이 110점을 넘는다는 건 여간해선 어려운 일이다. 외국에서 4, 5년 생활한 학생들이나 받아오던 높은 점수였다. ‘국내파’ 민경이가 이런 점수를 받다니 감개무량했다.

영어공인시험점수가 늦게 확보되면 15일에 있을 민사수학경시대회 준비가 힘들어지게 된다. 수학 영어 두 과목에 모두 신경을 쓴다는 건 민경이에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민경이가 영어에서 고득점을 하다니….

내신, 국어, 영어점수를 확보했으니 남은 것은 수학경시대회다. 민경이는 지금 수학 공부에 열심이다. 어려움을 딛고 일어난 민경이에 대한 기억은 나에게 오래도록 남아있을 것이다.

박종한 영재사관학원 수원정자직영캠퍼스 교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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