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유전자가 광우병에 취약하다는데…” 시민들 불안

  • 입력 2008년 4월 30일 18시 41분


한국인의 유전자(DNA) 구조가 광우병에 취약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모 방송 프로그램은 29일 "서양인은 광우병 쇠고기를 먹으면 인구의 35%에서 발병하지만, 한국인은 유전자 구조가 광우병에 취약해 인구의 95%에서 발병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보도를 했다.

방송이 끝난 뒤 이 같은 내용은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돼 30일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이에 따라 쇠고기를 재료로 쓰는 식당들은 크게 술렁이고 있다.

특히 광우병 유발 물질이 소의 내장과 뼈에 집중돼 있다는 연구결과 때문에 설렁탕집은 벌써부터 울상이다.

서울 광화문에 있는 한 유명 설렁탕집 종업원 이모(30) 씨는 "광우병 방송 이후 손님이 줄었든 것은 사실"이라며 "오는 손님마다 미국산 쇠고기를 쓰냐고 물어 본다"고 전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음식점 주인도 "지난번 광우병 파동 때도 매출에 타격을 입었는데 앞으로 걱정"이라고 말했다.

일부 식당은 아예 '우리 집은 한우만 씁니다'라는 명패를 내걸고 영업을 하고 있다.

간판에 한우 표시를 한 서울 은평구 신사동의 B설렁탕 주인은 "앞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본격적으로 수입되면 다른 식당들도 우리처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 역시 불안해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광우병 관련 글이 600개 이상 올라왔다. 중학생 자녀 둘을 뒀다는 김모 씨는 "방금 학교 홈페이지에 혹시 미국산 쇠고기를 급식에 사용하면 알려달라는 글을 올렸다"며 불안해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싸이월드 홈페이지에도 수 만개의 항의성 글이 올라와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실에서 29일 밤에 방명록을 폐쇄했다.

광우병 보도를 한 방송사 홈페이지에도 이날 7000개가량의 시청자 글이 무더기로 올라왔다.

이에 대해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9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쇠고기 협상에 대한 질문을 받고 "광우병 걱정은 국내 농축산업 보호나 정치적 해석 때문에 부풀려진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운기자 sukim@donga.com

장윤정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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