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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29일 05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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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주민이 자본금을 내고, 경영진은 무보수로 일하며, 직원은 소외계층으로 꾸려진 ‘사회적 기업’이 부산에서 문을 열었다.
21일 부산 해운대구 송정관광호텔 2층에 문을 연 ‘㈜막 퍼주는 반찬가게’는 김치와 미역 등 밑반찬을 판매하는 회사다. 일반인에게는 반찬 한 접시에 3000원, 저소득층에게는 무료로 제공한다.
올해 시작한 송정동주민센터의 ‘밑반찬 요리강좌’가 회사 설립 계기다. 수강생들은 강좌에서 만든 채소 반찬과 지역 특산물인 미역으로 만든 반찬을 집에 가져가지 않고 독거노인과 저소득층에게 전달했다.
이후 주민자치위원회는 이 행사를 일회성이 아닌 정례화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을 만들기로 하고 주민자치위원 13명이 100만∼500만 원씩 갹출해 10일 자본금 5000만 원의 법인을 만들었다.
이익금의 3분의 2 이상을 지역에 환원하고 직원의 80% 이상을 취약계층으로 고용하는 한편 보수와 배당금은 이사진과 직원이 공동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10월에는 노동부에 정식으로 사회적 기업 인증신청을 할 계획이다.
주민자치위원인 노용현(40) 송정관광호텔 사장이 호텔 2층 100m²를 저렴하게 임대해줬으며 사장은 동네에서 텃밭을 가꾸고 있는 박상명(75) 할머니가 맡았다.
50대 2명, 40대 1명 등 총 4명이 건미역, 미역무침, 미역튀김, 알타리김치, 오이소박이, 배추김치 등 20여 가지 반찬을 만들며 개업 뒤 하루 평균 20여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사장인 박 할머니는 “인공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며 “안정적인 경영목표인 월 2000만 원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 택배와 인터넷 쇼핑몰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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