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책읽는 엄마 목소리에 아기도 ‘방긋’

  • 입력 2008년 3월 13일 07시 27분


■ 대구 달서구 ‘북스타트 운동’ 갈수록 인기

“아가야, 여기 이 책을 봐야지. 자 아기 어머니도 따라 읽으세요….”

“냠∼냠 짭∼짭, 참 맛있겠다, 먹어 봐야지….”

12일 오전 11시 대구 달서구 구립 도원도서관 내 유아자료실 이야기방.

30대 여성 자원봉사자가 밝은 표정으로 들어선 뒤 과일 그림이 그려진 유아용 책을 펴고 읽어 나가자 주부 권인숙(30·달서구 대곡동) 씨도 생후 7개월 된 딸 보미 양을 안은 채 큰 소리로 따라 읽기 시작했다.

이날 유아용 도서 2권을 읽은 권 씨는 “아직 말도 하지 못하는 우리 아기에게 그림책을 보여 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 너무 좋았다”며 “딸의 독서 습관이 여든 살까지 갔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도서관 측이 유아용 도서 2권과 손수건 등이 든 선물꾸러미를 손에 쥐여주자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아기와 함께 이 도서관을 이용하고 싶다”며 도서관을 나섰다.

대구 달서구가 6∼12개월 된 유아와 주부를 대상으로 실시 중인 ‘북 스타트’ 운동이 갈수록 인기를 모으고 있다.

‘책과 함께 인생을 시작하자’는 의미인 북 스타트 운동은 1992년 영국에서 시작돼 각국에 보급된 독서문화 진흥 프로그램.

국내에서는 사회문화재단인 북 스타트 코리아가 지방자치단체, 공공도서관 등과 함께 추진하고 있다.

달서구는 2007년 6월 대구지역 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북 스타트 운동 대상으로 선정돼 구립 도원도서관, 달서어린이도서관 등 3곳에서 이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까지 주민 1500여 명이 이 운동에 참여했으며 참여 주민이 갈수록 늘어 구청 측은 올해부터 장소를 기존 구 보건소에서 관내 공공도서관 3곳으로 늘렸다.

이들 도서관은 다양한 독서 심화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등 정성을 들이고 있다.

도원도서관은 동화구연과 아기 마사지 등으로 구성된 북 스타트 운동 심화프로그램(주 4회)을 개설해 운영 중이다.

주부 윤정혜(32) 씨는 “유아시절부터 아이에게 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을 길러 주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다”며 “아이와 함께 순수한 마음으로 동화책을 읽으며 동심에 빠져들어 쌓인 스트레스도 풀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 운동에는 동화구연 강사와 육아에 관심이 많은 주부 등 25명이 자원봉사자로 참여 중이다.

자원봉사자 홍정연(50·여) 씨는 “책을 읽어 줄 때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눈동자와 표정을 매일 볼 수 있어 봉사활동이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달서구 배은숙 평생학습과장은 “유아 때부터 책을 읽는 습관을 갖게 해 주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며 “아기와 주부들이 다 함께 독서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